서울대가 정년(만 65세)을 보장받는 정교수 승진을 신청한 부교수 39명 중 10명을 무더기로 탈락시켰다.

지난 5년간 정교수 승진 심사 신청자 334명 중 단 4명(1.1%)만 탈락했을 정도로 '자동 승진'이 관행이었던 만큼 이번 대거 탈락은 서울대 교수사회 개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울대는 27일 단과대 학장 등으로 구성된 승진.정년보장 심사위원회를 열어 정교수 승진을 신청한 부교수 39명 중 29명만 정교수로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탈락자 10명 중 3명은 이에 앞서 열린 각 단과대별 심사 과정에서 탈락이 이미 결정됐으며 7명은 단과대 심사를 통과한 이후 본부 심사에서 탈락했다.

서울대 본부는 그동안 단과대 심사를 통과한 정년 보장 대상자에 대해서는 한 번도 거부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김완진 서울대 교무처장은 "단과대에서 받은 평가와 별도로 학생들의 강의평가,외부인 평가단 참여,논문 게재 저널의 지명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승진 대상자를 엄격히 심사했기 때문에 탈락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무처장은 "이번에는 심사위원회에 외부인사 1명을 참여시켰지만 하반기엔 학칙을 개정해 심사위원회의 다수를 외부인사로 구성하고,외국인 학자의 참여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거 탈락과 관련,서울대 일각에서는 특별한 하자가 없는 교수에 대해 승진을 거부한 것은 교수직에 대한 도전이라는 반발이 일고 있다.

한편 이번 심사에서는 연구실적이 뛰어난 조교수 5명이 이례적으로 부교수로 승진하면서 동시에 정년을 보장받았다.

이 중에는 생명과학부 김빛내리 교수(39.여) 등 30대 교수가 4명을 차지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