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생명이 전체 지점장(267명)의 60%인 150여명에 대해 '집단 해고'라는 최후통첩 카드를 꺼낸 것은 더 이상 불법을 묵인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파업 왜 하나

알리안츠생명 노사는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5년 9월과 2006년 12월 두 차례에 걸쳐 성과급제 도입에 서면합의했다. 2006년의 경우 노사는 '성과급제를 우선 완성한 후 2007년 임금인상을 논의하기로 한다'고 합의하고 단체협약을 타결했다.

하지만 노조는 2007년 들어 회사 측 성과급제 협의 요청을 대부분 거부했다. 성과급제 도입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고 직원들의 임금 인상도 지연됐다. 이에 회사 측은 노조가 단체협약상의 합의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직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여 2008년 1월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노조 측은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지난 1월23일 회사가 일방적으로 성과급제를 시행했다며 파업에 돌입했다.

◆성과급제 반대하는 노조

알리안츠가 올해부터 도입한 성과급제는 전 직원을 실적에 따라 SㆍAㆍBㆍCㆍD 등 5개 등급으로 구분,연봉을 차등해 지급하는 것이다. B등급이 평균이며 최상위 S등급은 전체 직원의 5%,상위 A등급은 20%,하위 C등급은 10%,최하위 D등급은 5%의 비율이다. 노조 측은 "인센티브를 차등화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임금총액은 그대로 두고 직원별 등급에 따라 연봉을 차등하는 것은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성과창출보다는 대부분 구조조정용으로 변질될 수 있다"며 반대이유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하위 D등급을 받은 사람도 지난해에 비해 4.2% 임금이 인상됐으며 평균인 B등급은 7% 인상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성과급제 시행에 맞춰 이익공유제(PS),성과인센티브제(PI)를 함께 도입하면서 생산장려금도 확대한 만큼 실제로 임금이 하락한 직원은 없다고 덧붙였다.

◆사측 "법과 원칙으로 대응할 것"

지점장 165명을 포함해 800여명의 직원들이 62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알리안츠생명은 영업에 적지 않는 타격을 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월간 매출 목표치가 1월에는 94%에 달했지만 2월에는 71%,3월에도 7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적으로 영업상 손실이 크더라도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성과급제 도입을 미룰 수 없다"며 노조와의 타협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노조 측도 사 측의 대량 해고방침에 대해 법적 대응을 나서는 한편 더 강경한 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성과급제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노조의 동의 없는 일방적 임금 체계 변경에 반대한다"며 "회사가 전혀 교섭 의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급제란 미명 아래 임금 체계를 고쳐 사실상 구조조정을 하려는 것 아니냐며 강경투쟁 의사를 거듭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