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숫자 게임'이다.

스트로크나 스코어,홀이나 벌타,클럽번호나 핸디캡,규칙 조항 등이 대부분 숫자로 표시된다.

또 승부도 숫자로 결정된다.

특정 숫자를 알아두면 스코어를 줄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뜻하지 않은 불이익을 미연에 막을 수도 있다.

골퍼들이 기억해야 할,기억하면 좋을 숫자들을 모았다.

숫자와 경험법칙이 어우러져 'XX룰'식으로 굳어진 것도 있다.

◆칩샷 때 클럽별 '캐리' 대 '롤'의 비율

골퍼들이 그린 주변에서 가장 많이 하는 샷이 칩샷이다.

볼을 띄워 떨어뜨린 후 굴러가게 하는 샷이다.

초보자라도 치기 쉬워서 어떤 이들은 칩샷을 '골프에서 가장 경제적인 샷'이라고 말한다.

모든 칩샷을 한 클럽으로 하는 골퍼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클럽을 사용하는 골퍼도 있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고 했을 때,클럽별로 '캐리'(떠가는 거리)와 '롤'(굴러가는 거리)은 비교적 일정하다는 것이 교습가들의 지적이다.

예컨대 피칭웨지로 칩샷을 할 경우 캐리-롤의 비율은 1 대 2다.

떠가는 거리가 '1'이라면 굴러가는 거리는 '2'라는 뜻이다.

볼에서 홀까지의 거리가 15m인 경우 피칭웨지로 칩샷을 한다면 볼에서 5m 떨어진 지점에 볼을 낙하시키면 나머지 10m는 굴러간다고 보면 된다.

◆43

43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전체 스코어에서 퍼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43%라는 뜻이다.

90타를 치는 '보기 플레이어'의 경우 퍼트 수는 38∼39회에 달한다는 얘기다.

당연히 연습할 때도 퍼트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다른 하나는 퍼트할 때 볼이 홀을 43㎝(17인치) 지나칠 정도의 세기로 쳐야 홀인 확률이 가장 높고,홀인이 안 되더라도 다음 퍼트를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이론.쇼트게임 교습가인 데이브 펠즈가 실험을 통해 증명한 내용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퍼트를 짧게 하는 일이 잦다.

그러면 볼이 홀에 아예 다다르지 못해 홀인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제로이거나 홀에 다다르더라도 홀 근처에서 브레이크를 먹고 홀 옆으로 흘러버린다.

퍼트할 때는 일단 볼이 홀을 지나치게 치되,안 들어갔을 때 홀을 지나치는 거리를 43㎝정도 되게 하도록 연습하라.43㎝는 일반적 퍼터(길이 34인치)의 절반 길이에 해당한다.

◆5야드ㆍ10야드 룰

오르막ㆍ내리막 경사에서 거리를 판단할 때 쓰이는 경험법칙.국내 골프장은 대부분 산악지형에 들어서 있어 기복이 심한 편이다.

그린이 솟아 있거나 발 아래에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처럼 업힐이나 다운힐 라이에서 거리를 보정하는 방법이 있다.

그린이 볼 있는 곳보다 높이 있는 '포대 그린'의 경우 수직으로 5야드 높이마다 1클럽을 더 잡는다.

그 반대로 그린이 볼보다 아래에 있을 경우 수직으로 10야드 높이마다 1클럽을 덜 잡는다.

예컨대 남서울CC 1번홀의 경우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 사이에 떨어졌다고 하자.그린까지 거리는 150야드.그런데 그린이 볼보다 수직으로 10야드가량 높다.

이런 경우 두 클럽을 더 보아야 하므로 170야드에 맞는 클럽을 선택하라는 말이다.

그 반대로 같은 골프장 17번홀(파3)은 거리가 160야드,티잉그라운드와 그린의 표고차가 20야드라면 두 클럽을 짧게 잡으면 된다.

◆70% 룰

친 볼이 숲에 빠졌다.

잘 하면 목표를 향해 볼을 쳐 탈출할 수도 있으나 나뭇가지에 걸려 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샷을 하기 전에 '이 샷을 열번 시도한다면 성공 확률이 일곱번 이상 될까?'하고 자문해보라.그래서 '그렇다'는 확신이 들 경우만 그 샷을 시도하라는 뜻이다.

미국 PGA 투어프로 코리 페이빈의 주장이다.

아니카 소렌스탐의 경우는 이 확률을 60%로 낮게 보지만 아마추어들은 70%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듯하다.

◆1인치 룰

그립을 1인치(약 2.54㎝) 짧게 잡을 경우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미국 골프매거진에 따르면 아이언의 경우 그립을 1인치 짧게 잡으면 거리는 7야드 줄어든다고 한다.

파3홀에서 선택한 클럽이 좀 길다 싶을 경우 티잉그라운드 뒤편에 티업하거나 그립을 1인치 정도 짧게 쥐면 원하는 거리를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또 드라이버샷을 할 때 그립을 1인치 짧게 잡으면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거리는 10야드 줄지만 정확도(페어웨이 안착률)는 10%포인트 높아진다고 한다.

첫홀이나 페어웨이가 좁은 곳에서 티샷을 할 경우 그립을 1인치 정도만 짧게 잡으면 큰 거리 손해 없이 정확도는 높일 수 있다.

◆5분

볼이 러프에 들어갈 경우 찾을 수 있는 제한 시간은 5분이다.

5분 동안 수색해서 볼을 찾으면 그 볼이 인플레이볼이 되지만,5분이 지나서 찾으면 그 볼은 분실구로 간주된다.

또 공인 핸디캡을 발급받기 위해 내야 하는 최소의 스코어카드도 5장이다.

최근 라운드한 다섯 차례의 스코어카드를 사진과 함께 대한골프협회에 내면 공인 핸디캡 증명서를 발급해준다.

◆10초

친 볼이 홀 가장자리에 걸쳐 있을 때 기다릴 수 있는 시간.예컨대 퍼트한 볼이 홀 턱에 걸려 들어갈듯 말듯한 상황일 때 그 골퍼는 홀에 다가가서 10초 동안 기다릴수 있다.

10초 안에 볼이 떨어지면 들어간 것으로 간주한다.

10초가 지난 뒤 들어가면 1타를 추가해야 한다.

◆85% 룰

한국계로는 최초로 미국 LPGA와 PGA투어의 클래스A 자격을 획득한 크리스티 박이 말하는 법칙이다.

퍼트 한 볼의 85%는 '아마추어 사이드'(홀 아래쪽)로 흐른다는 것.경사진 그린에서 퍼트한 볼이 홀 아래쪽으로 가면 홀인 확률은 0에 가깝다.

안 들어가더라도 홀 위쪽(프로 사이드)으로 치다 보면 홀인 가능성도 있게 마련이다.

'프로 사이드'로 치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19인치 룰

그레그 노먼이 드라이버샷을 할 때 강조하는 룰.치려는 볼 앞 19인치(약 48㎝) 지점에 가상의 '세컨드 볼'이 있다고 가정하고 그 임의의 볼까지 함께 친다는 마음으로 스윙을 하라는 것.그렇게 하면 임팩트 직후에도 클럽 헤드스피드가 줄지 않고 가속됨으로써 장타를 내게 한다는 논리다.

그런 스윙이라면 '폴로 스루'와 '피니시'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