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급조정하거나 하루만에 보고서 내용을 번복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21일 대한생명 가치 하락 우려와 시화매립지 부지가치 하락 리스크 등을 고려해 한화의 12개월 목표가격을 기존 13만1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지난 1월30일자 보고서를 통해 목표가 13만1000원을 제시한 지 두달도 안 돼 목표가를 40% 이상 내려잡은 셈이다.

하나대투증권은 또 한달만에 동양제철화학의 목표가를 40% 상향 조정하며 이날 70만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현재가와 지나치게 차이가 나는 목표가도 투자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SK에너지에 대해 목표가 26만원을 유지하고 있지만 SK에너지는 유가 급등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최근 9~10만원에 머물러 있다. 목표주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하루만에 보고서 내용을 번복하며 해당 종목의 주가를 급등락 시킨 사례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9일 KTB네트워크에 대해 증권사 신설에 따른 추가 증자로 주주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 영향으로 KTB네트워크는 19일 가격제한폭 가까이 급락했었다.

그러나 KTB네트워크가 증권업 예비허가를 받기 전에는 유상증자 계획이 없다고 밝히자 한국투자증권은 바로 다음날인 20일 "회사측에 당장 증자를 수행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 제기했던 우려가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며 '한시름 덜었다'는 보고서를 냈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전일 주가 급락은 자본확충에 따른 희석 가능성을 고려해도 과도했다"며 "우려를 제기했던 것은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이지 회사의 펀더멘탈 악화는 아니다"며 급한 불끄기에 나섰다.

KTB네트워크는 20일 보합으로 마친 뒤 이날 오전 현재 6% 가까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절대적인 투자 기준은 될 수 없지만 이들 분석보고서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목표가의 급격한 조정 등은 애널리스트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