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지난해 아파트를 분양한 발산지구 인근 중개업계에서 다운계약서(매매가격을 실제 거래가보다 낮춰 작성하는 계약서)가 성행하고 있다.

매도자들은 무거운 양도세 부담을 줄이고,매수자들은 가격을 깎을 수 있어 양자 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20일 중개업계와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이곳 아파트는 지난해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에 분양돼 분양가보다 약간 높게 다운계약서를 써도 실거래가 신고액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발산택지지구 아파트들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일반분양 없이 조합원과 철거민에게만 주변 시세의 53~58% 수준인 3.3㎡당 700만원대에 2424가구가 특별분양됐다.

공정률 80% 시점에서 후분양 방식으로 분양돼 입주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뤄졌다.

현재 이들 아파트 시세는 분양가의 2배 수준인 3.3㎡당 1300만~1500만원에 이른다.

전체 시세는 전용면적 85㎡(주택형 33평형) 아파트의 경우 4억3000만~5억2000만원으로 2억3000만원 수준인 분양가에 비해 2억~2억9000만원 올랐다.

그러나 국토해양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이곳 전용면적 85㎡ 아파트는 1월 2억6000만~3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신고됐다.

시세보다 1억7000만~2억원가량 싸다.

실제 거래보다 낮게 거짓 신고했다면 6120만~1억원의 양도세를 탈루하는 셈이다.

발산지구 인근 A중개업소는 "집주인들이 바보도 아닌데 주변 시세의 절반 가격에 팔았겠느냐"며 "대부분 다운계약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법규상 허위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적발되면 실제 거래한 가격을 기준으로 취득세의 3배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중개업자가 내는 게 보통이지만,직거래했을 땐 매도자.매수자 모두 같은 금액의 과태료를 납부해야 한다.

매도자 명단은 국세청에 통보돼 탈루세액과 함께 해당 금액의 40%의 가산세도 부담해야 한다.

중개업자는 영업정지 또는 등록취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