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턴스의 최대주주인 영국의 억만장자 조지프 루이스는 JP모건체이스에 베어스턴스가 헐값에 팔리는 것을 반대한다며 다른 매수자를 찾도록 압력을 행사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JP모건 외에는 매수자가 마땅치 않아 결국은 값을 좀 더 올려주는 선에서 타협할 것이란 게 월가의 전망이다.

루이스는 미 증권관리위원회(SEC)에 19일 제출한 보고서에서 "베어스턴스에 투자한 12억6000만달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어떤 행동이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다른 주주들과 연대해 JP모건 외에 다른 매수자를 찾도록 베어스턴스에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이스는 그러나 베어스턴스 직원들과 행동을 같이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회사 지분의 30%를 소유하고 있는 베어스턴스 직원들은 JP모건에 회사가 팔리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루이스는 작년 여름 베어스턴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문에 휘청일 때부터 베어스턴스 주식을 집중 매집해왔다.

특히 베어스턴스가 유동성 위기설에 휘말려 있던 지난 13일에도 주당 55.13달러에 56만90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에 따라 루이스가 보유한 베어스턴스 주식은 1210만주(지분율 8.35%)로 베어스턴스의 1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루이스 외에 4.7%의 지분을 갖고 있는 브루스 셔먼도 JP모건으로의 매각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또 30%의 지분을 가진 직원들은 반대 의사를 확실히 하기 위해 시장에서 주식을 사모으는 등 주주들의 헐값 매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그렇지만 JP모건은 인수를 자신하고 있다.

월가에서도 3000억달러가 넘는 베어스턴스 자산을 인수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300억달러 지원을 끌어낼 수 있는 인수자는 JP모건뿐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JP모건이 인수를 포기할 경우 베어스턴스는 파산정리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루이스를 비롯한 주주들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어 결국은 인수 가격을 조금 올려받는 선에서 타협할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주주들과 달리 베어스턴스 주식을 공매도했던 하빙거캐피털 그린라이트캐피털 등 헤지펀드들은 베어스턴스 주가 급락으로 엄청난 이익을 올린 것으로 SEC 자료에서 나타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