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ㆍ일본에선 기와가 최고의 지붕재로 각광"

"지붕재로서 기와만큼 우수한 것은 없습니다.

외국에서는 축사에서나 쓰는 저급한 금속기와나 아스팔트슁글을 값이 싸다는 이유로 지붕에 얹은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김병주 대표는 현재의 지붕문화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아스팔트슁글은 석유찌꺼기인 아스팔트에서 추출한 물질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지붕재다.

이에 대해 그는 "이 제품은 내구성이 떨어져 수시로 유지보수를 해야 한다"며 "지붕재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소음 차단 및 단열성 기능이 없으며 불연재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기와 예찬론을 들어보자.우선 뛰어난 단열성이 장점이다.

"기와를 얹으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냉난방비를 20%가량 절약할 수 있다."

내구성도 빼놓을 수 없다.

"기와로 된 지붕재는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천년이 넘은 고건축물이 별다른 유지보수 없이도 건재한 것만 봐도 이 사실이 입증된다."

현재 고령기와에서 생산되는 기와는 한식 그을림 기와와 서양식 평판형 기와 등 크게 두 종류다.

한식 그을림 기와는 고건축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등이 굽은 검은색 기와다.

반면 서양식 평판형 기와는 평평하고 가벼운 특징이 있다.

평판형 기와는 유럽식의 세련된 지붕선을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측면과 상부에 빗물 방지턱이 있어 기와의 이음새로 스며드는 빗물을 쉽게 배수시켜 방수능력도 뛰어나다.

특히 회사가 자체 개발한 루프클립(Roof Clip)장치로 기와를 맞물리게 해 바람이 강한 곳이나 고층에서도 분리나 낙하의 위험성이 없다.

김 대표는 "기와도 얼마든지 현대식 건물에 잘 맞는다"며 "현재 유럽과 일본에서는 최고의 지붕재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대식을 강조한다고 해서 김 대표가 전통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그는 2004년 금강산 신계사 대웅전을 준공할 때 아버지인 김은동 회장에게 건의해 기와 1만5000장(시가 3500만원)을 무상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최근 국보 1호 숭례문이 화재로 무너졌을 때 아버지 김 회장과 함께 무척 안타까워했다.

그는 "숭례문에 사용된 기와는 규격품이 아니어서 별도로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만들어서 기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재 복원에 고령기와가 필요하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가업 승계에 대해 김 대표는 "가업을 승계하면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진다"며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데는 가업 승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