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요정' 김연아(18ㆍ군포수리고)가 2008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범하며 5위에 그쳤다.

20일(이하 한국시간) 스웨덴 예테보리 스칸디나비움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김연아는 기술요소 점수(TES) 32.71점과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 28.14점을 받아 두 점수 합계 59.85점으로 5위에 그쳤다.

이 점수는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받은 시즌 베스트 64.62점에 크게 못미치는 점수다.

김연아는 예상보다 훨씬 낮은 점수에 이내 실망한 기색을 내비쳤다.

마지막 10조의 첫번째 선수로 출전한 김연아는 이번 대회를 위해 새로 준비한 보라색 유니폼을 입고 오페라 '박쥐'의 서곡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세가지 점프요소 가운데 첫번째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점푸 콤비네이션을 깨끗하게 성공한 김연아는 두번째 트리플 러츠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하지만 곧 연기를 이어나가며 다양한 스핀 동작을 무난히 소화해내 관중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평정심을 찾은 김연아는 관중들의 박수소리에 맞춰 이너바우어에 이은 더블악셀 점프를 완벽하게 성공시킨 뒤 컴비네이션 스핀까지 훌륭하게 소화해 큰 박수를 받았다.

김연아는 부상때문에 훈련기간이 짧았던 탓인지 전체적으로 연기에 힘과 스피드가 부족해 보였으며 가장 자신있게 펼칠 수 있는 트리플러츠 점프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보너스 점수를 4점 이상 놓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편, 김연아의 라이벌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18)는 실수 없이 연기를 펼쳐 64.10의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아사다는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에 뒤져 중간 성적 2위에 머물렀다.

지난 대회 우승자인 안도미키(일본)는 점프의 난이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59.21점에 그쳤으며, 김연아와 함께 출전한 김나영(18ㆍ연수여고)은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시즌 베스트점수인 53.08점에 약 5점이 모자란 47.96점에 머물렀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수를 받은 김연아는 세계선수권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 프리스케이팅에서 더욱 완벽한 연기를 펼쳐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