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코스피 지수가 나흘만에 반등하고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환율 급등세도 다소 진정되면서 트리플 악재(원화약세, 금리급등, 증시급락)들은 일단 소강 국면을 보였다.

여기에 간밤 뉴욕 증시는 美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낮추고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폭주했다.

금리 인하폭이 기대치보다는 낮았지만 연준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고, 부시 대통령은 경기침체 타개를 위해 필요할 경우 추가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신용위기 문제와 경기침체를 해결하기 위한 美 당국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바닥을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19일 국내 증시는 반등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본격적인 반등 추세 전환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조건들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금리인하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증권 이나라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긍정/부정을 떠나 대체로 연준의 금리결정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전환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다만 금리인하의 횟수가 거듭될수록 그 영향력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금리인하로 인한 시장의 반등 움직임이 점차 약해지고 잇다는 설명이다.

이는 이전과 달리 신용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염되면서 글로벌 경기 전망이 더 불투명해졌고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서브프라임 손실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시장의 신뢰를 상실,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의 효과가 반감되고 있기 때문.

여기에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달러화 약세를 야기시키며 원자재 가격을 밀어올리는 역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연준의 금리결정이 일단 위축된 투자심리는 회복시키겠지만 시장 전체의 흐름을 돌려놓기 위해서는 美 금융기관들의 손실규모가 정확히 공개되고 이를 통해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적 공개 과정에서 일시적인 충격이 있을수도 있지만 시장은 불확실성 해소 국면을 더 크게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전날 발표된 골드만 등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점은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게 하는 부분이다.

이어 이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적 공조를 통해 글로벌 경기의 동반 침체 가능성을 방지하고 달러화 가치 하락을 둔화시키는 과정도 이어져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도 "FOMC의 금리인하가 제대로 약발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신용위기의 선제적 완화가 필요하다"면서 "투자은행들의 실적이 우려했던 것보다 좋을 경우 신용위기 진정과 함께 연준의 금리인하 약발이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 증시의 반등 여부도 분위기 전환의 조건으로 꼽힌다.

배 연구원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해 6000선을 고점으로 최근 3600선까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중국 증시가 최근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의 긍정적 모멘텀을 가지고 있고 기술적으로도 반등이 나올 수 있는 구간에 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전날 장 마감 후 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인상을 단행했지만 이는 시장의 예상 범위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서, 주식시장은 이미 긴축 우려를 선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지준율 인상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다소나마 해소돼 중국 증시가 기술적 반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

다만 인플레 방지를 위한 중국 정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남아있고, 티벳사태 등으로 내부 불안이 높아졌다는 점 등에서 높은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어쨋든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반등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제반 불확실성이 큰 상화이어서 출렁임의 폭 역시 당분간 클 것으로 보인다.

배성영 연구원은 "저점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위험관리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응을 동반하면서 균형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