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도시 < 방송인 www.cyworld.com/idadaussy >

요새 주부들을 위한 방송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는 바로 '헬리콥터 맘'신드롬이다.'헬리콥터 맘'이란 엄마가 아이들의 코치가 돼 생활과 교육 스케줄을 짜 주고,어디든지 데려다 주고,기다려주고,심지어 숙제를 대신해 주기도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 비서나 매니저처럼 행동하는 엄마들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자기 아이들의 생활을 지나치게 뒷받침해주는 게 문제다.

이런 현상은 미국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엄마와 아이들' 간의 특별한 관계다.

심리학적으로도 잘 알려진 케이스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헬리콥터 맘'역할을 해주면 아이가 책임감 없이 자라고,의존성이 너무 커져 어른이 돼서도 어른답게 행동하지 못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심각한 경우 애들이 사춘기가 되면서 엄마를 강하게 거부하고 일부러 말썽을 부리기도 한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엄마를 '퓨전(fusion) 맘'이라고 부른다.한국에선 '치맛바람'을 일으키던 엄마들이 출생률이 낮은 탓인지 이젠 '헬리콥터 맘'으로 변신하고 있다.

복잡하고 힘든 현대 사회에서 애들이 혼자서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무조건 뒷받침해 주는 거다.단순한 도움에서 벗어나 생활을 통제하는 데까지 미치는 게 문제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에 대해 많은 엄마들이 개인적으로 이룰 수 없었던 꿈을 아이들을 통해 대리만족하려는 현상이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어찌보면 도와주려는 마음 속에는 자신의 이기적인 목표가 숨어있는 거다.

이런 경우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탯줄을 잘라주는 것처럼,엄마와 애들의 퓨전 관계를 어릴 때부터 깨야 된다.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서 말이다.

나도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다.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를 사랑하고,조기교육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쓰지만 '헬리콥터 맘'은 아닌 것 같다.이를 확인하기 위해 11세된 아들에게 '헬리콥터 맘'에 대해 설명해 주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또 이런 엄마를 갖고 싶냐고.

"아니요.엄마는 나를 낳아줬고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땐 언제든지 도와주잖아요.

엄마가 뽀뽀해 줄 땐 좋지만 엄마가 내 일까지 대신해주는 건 원치 않아요.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해보고 싶어요.엄만 엄마로 살고 난 그냥 아이로 살고 싶어요.그럼 아무 문제가 없잖아요."

흠…,내 아들은 살아가는데 헬리콥터 맘이 필요한 것 같지는 않다.

가족끼리 사랑하고 서로 도와주는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아들 녀석에게서 강한 자신감도 엿보인다.

아들아,행운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