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를 공식발표했던 미국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JP모건에 인수된다고 발표되면서 미국 신용위기 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발 악재로 코스피 지수가 한때 1600선을 하회하고 글로벌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이자 펀드 대량환매 우려도 다시 슬금슬금 고개를 들고 있다.

▲ 펀드 환매, 언제쯤 시작될까

17일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지수 움직임만을 감안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살펴봤을때, 펀드 환매 움직임이 발생하려면 부동자금 성격인 적립식 자금의 움직임이 발생할 때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주식형 적립식 펀드의 자금이 급증한 시점을 기준으로 볼 때 코스피 1542포인트 선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이고, 2차 시점은 적립식 펀드가 시장에 자리잡기 시작한 2006년 초반 시점의 지수인 1379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수가 1350~1450대를 횡보하던 올해 초 주식형 적립식 펀드의 수탁고는 22조원대에서 정체를 보였으나 5월 후 증시가 급등하면서 8월까지 32조60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현재 신용 위기가 정책적 대응 효과를 압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증시 여건이 매우 불리하다"며 "현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등장할 수 있는 또 다른 위험요인은 바로 펀드런"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그간 여러 리스크 속에서도 시장을 방어하던 국내 수급구도마저 버티지 못할 경우 시장이 한층 어려워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펀드런 포인트는 1480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대량' 환매 가능성은 낮아

코스피 급락에 따른 환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일어난다 해도 규모는 과거와 같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신영 이승우 연구원은 "적립식 투자문화가 가져온 질적인 개선은 대규모 펀드런 가능성을 부분적으로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 박현철 연구원도 "현재 시장상황은 펀드시장의 불안이 가중될 수 있는 시점이지만 조정장에서도 꾸준한 자금 유입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지수 하락은 환매로 이어질 수 있으나 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대량환매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펀드 투자전략으로는 지난 1월에 제시했던 바와 마찬가지로, 신규 투자자는 좀더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고 기존 투자자의 경우 일부 환매도 생각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현재와 같이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을 경우에는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분산투자 외에는 정답이 없다"며 "펀드 중에서는 원자재 관련 펀드에 투자하고 있지 않다면 한 번 고려해봐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