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17일 하나대투증권의 은행연계계좌에 대한 수수료 인하설 등 온라인 브로커리지(Brokerage)의 가격 경쟁 가능성이 재부각되고 있지만 이는 전면적 가격경쟁이라기 보다는 은행 지점을 통한 신규고객 확보 차원의 채널 경쟁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전면적 수익성 훼손 우려는 아직 '기우'라는 분석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은행연계계좌 개설 고객에 대해 0.019%의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길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06년 10월 한국투자증권의 뱅키스 서비스 시작, 작년 말 대형사의 동시장 진출 시도, KB증권의 온라인 브로커리지 진출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라며 "일단 최근 움직임은 온라인수수료 일반에 대한 할인 경쟁이 아니라 '은행개설 계좌에 대한 온라인수수료 할인'으로 한정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경쟁은 정확히 말하면 '가격경쟁'이 아니라 '채널경쟁'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며 "최근 신규 증권 계좌 개설의 상당부분(약 70% 추산)은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을 중심으로 은행의 지점망을 통해 개설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규고객 창출에 가장 유효한 채널이 '은행 지점'이고 장기적인 성장원 확보(신규 고객)를 위해서는 이시장을 놓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가장 우려스러운 가정은 기존 증권사 고객군의 이동으로 인한 자기잠식(Cannibalization)"이라면서도 "동일 증권사 내의 기존 고객의 이전 여부는 한국투자증권의 뱅키스 사례를 보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06년 11월 서비스 시작 후 한투증권의 리테일부문 온라인MS는 완만히 상승한 반면 주식 평균수수료율은 1년이 지난 작년 10월까지 0.16~0.15%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이처럼 같은 하우스내에서도 고객이전이 크지 않은 것은 이미 수수료 민감형 고객의 경우 7년이라는 기간 동안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온라인 증권사로 이전이 완료됐기 때문.

정 애널리스트는 "온라인 브로커리지 시장은 '일물일가(一物一價)의 법칙'이 작용하지 않는 시장"이라며 "이는 다른 비가격적 요소(HTS의 익숙함, 신용 등 레버리지 공여 여력 등)가 유지(Retention)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기존 최저가 보다 낮은 수수료율로 신규 진입자가 나타난다고 해도 기존 고객의 이전은 제한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채널 경쟁이 전면적 가격경쟁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동시장은 약정 기준으로는 15~16% 수준을 점하지만 수익 기준으로는 아직 2~3% 수준에 불과하고 참여자, 파격성, 지속성 등에 따라 파급효과는 다르겠지만 최소한 은행연계계좌 시장만 놓고 본다면 온라인 수수료 전체가 하락해 증권사 전체의 수익성이 훼손되는 극단의 상황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