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신용위기의 여파로 중국에 핫머니 유입경계령이 내려진 가운데 위안화 가치가 급등,달러당 6위안대에 육박했다.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으며 중국의 120개 중소 규모 은행들엔 불량채권을 조기에 정리하라는 긴급 지시가 떨어지는 등 미국의 경제위기 불똥이 중국으로 튀는 양상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4일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7.0882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는 사흘 연속 급등세를 이어갔다.

작년 말 달러당 7.304위안이었던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두 달 반 만에 3.0% 상승했다.

중국 위안화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 정부가 인플레 억제를 위해 빠른 상승을 용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수입물가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천더밍 상무부장은 이날 "위안화 강세를 겨냥해 중국에 많은 달러가 몰려들어오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투기적 자금"이라고 핫머니 유입을 경고했다.

천 부장은 "핫머니가 어떤 경로를 통해 어느 정도 들어오는지 정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두 달간 중국에 들어온 외국 투자자금은 181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5.2% 늘어났다.

우샤오링 전 인민은행 부행장도 "위안화 강세와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달러 약세는 핫머니를 중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외환자금의 유출입에 대한 보다 엄격한 심사와 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긴축조치에다 위안화 가치마저 급등하면서 주식시장은 힘을 못 쓰고 있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전날 4000선이 무너진 뒤 이날도 하락세를 지속,장중 한때 3900선을 밑돌았다.

위안화 강세에 따른 수출상품 가격하락으로 기업들의 올 실적 악화 우려가 증시를 짓눌렀다.

은행들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은감위)는 이날 120개 중소은행들에 불량채권을 조기 회수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은감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여파로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소은행들의 재정 상태가 튼튼하고 부실채권 비중이 높지 않아 큰 문제는 없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 량홍 이코노미스트는 "한꺼번에 5% 이상 위안화 가치를 상승시켜 투기자본의 유입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