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이 2대 주주인 한화석유화학의 출자 소식이 나온 지 이틀만에 시장 평가와 상반된 보고서를 내놓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한화증권은 14일 보고서에서 “지난달 26일 이후 PVC 마진은 21.8% 증가했는데 한화석화 주가는 18.1% 하락했다”며 매수 의견과 3만3000원의 목표가를 제시했다. 지난 13일 종가 1만5200원의 2배를 훌쩍 넘는 목표가다.

한화증권은 올 들어서만 4차례의 기업 보고서와 11차례의 석유화학 업종 보고서를 통해 PVC 가격과 마진 상승이라는 근거를 반복하며 줄기차게 한화석화를 추천해 왔다. 다른 증권사들은 원유에서 추출되는 납사(석유화학 기초 원료) 가격 상승이라는 기본적 부담을 빼놓지 않고 지적하지만, 유독 한화증권 보고서에서는 PVC 가격만 강조돼 왔다.

이날 하나대투증권은 시세 부진을 이유로 한화석화를 추천 제외했으며, 지난 12일 현대증권도 고유가 부담을 들어 순수 석유화학업체인 한화석화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에 대해서는 다각화된 사업구조와 합성고무의 양호한 원가 전가력을 근거로 현 시점에서 투자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14일 박대용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PVC 가격과 마진이 좋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고유가가 순수 석유화학 업체에 미치는 부담이 크고, 자회사인 여천NCC의 부진 등 부정적 요소가 더 크다”며 “과거 PVC 가격과 마진이 좋을 때 한화석화 주가도 좋았지만, 최근에 반영되지 않는 것은 이같은 부정적 요소의 반영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화증권은 그동안 다른 증권사에 비해 많게는 1만5000원까지 높은 파격적인 목표가를 제시하며 한화석화를 추켜세웠다. 지난해 말 현재 한화석화는 한화엘앤씨(옛 한화종합화학)에 이어 한화증권 지분의 11.96%를 보유한 2대 주주이다.

특히 한화석화는 지난 12일 한화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하고 177억9600만원을 출자해 244만4500주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2대 주주의 출자에 화답하듯 이틀 만에 나온 러브콜에 투자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증권포털사이트 팍스넷을 통해 한 투자자는 “한석이 한증에 증자 참여한다고 재탕, 삼탕, 사탕해서 써 먹네”라며 이날 한화증권 보고서를 비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