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테마섹(정부투자 지주회사)과 초대형 금융지주회사 설립,한국투자공사(KIC) 확대 개편 등 '정부 투자기관 개혁 3대 프로젝트'는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비장의 카드들이다.

하나같이 세계 금융시장의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만한 '글로벌 플레이어(Global Player)'를 만들자는 목표 아래 나온 계획이다.


자산 규모가 540조원이 넘는 초대형 금융지주회사,투자 재원이 100조원에 이르는 국부펀드(KIC),싱가포르 테마섹을 능가하는 100조원 규모의 투자회사가 바로 정부가 그리는 한국 대표 금융회사들의 미래상인 셈이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국내 금융회사들끼리 아웅다웅 하고 있다가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고,국부를 늘릴 수 있는 기회도 잡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3개 프로젝트는 각각 투자회사,금융지주회사,자산운용회사 모델을 염두에 둔 독립적 계획들이다.

정부투자 지주회사는 정부 각 부처가 산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공기업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공기업 관리회사'인 동시에 국내외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회사다.

자기 자금으로 투자하고,손익도 스스로 책임진다.

반면 KIC는 외환보유액이나 정부 자금(외국환평형기금)을 위탁받아 대신 운용해주면서 수수료 수입을 갖는 일종의 자산운용회사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투자 대상에서도 KIC는 선진국 우량 채권이나 지수펀드와 같은 '안전 자산'에만 투자할 수 있지만 정부투자 지주회사는 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금융지주회사도 정부투자 지주회사와 외형상 비슷하지만 자회사들의 구성이 판이하게 다르다.

금융지주회사가 금융 공기업을 묶은 것이라면,정부투자 지주회사는 일반 공기업들을 자회사로 둔다.

물론 자산 운용 방식에서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한편 국책은행 민영화나 이를 통한 '중소기업 지원자금 30조원 조성' 계획이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한 정부 관계자는 "매각 방식이 은행별 매각에서 통합 매각으로 바뀔 뿐 민영화 의지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