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보유한 공기업 지분을 한데 모아 통합 관리하는 지주회사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싱가포르의 공기업관리회사인 테마섹(Temasek Holdings)을 본뜬,이른바 '코리아 테마섹'이다.

현재 정부 각 부처가 통제하는 공기업들을 민간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지주회사로 편입시켜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 등으로 국내외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공기업 경영혁신과 국부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세부계획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공기업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꿈으로써 경영효율을 극대화하고,글로벌 투자회사를 육성하는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그동안 공기업 개혁이 수없이 강조돼 왔음에도 방만(放漫)하고 비효율적인 경영구조가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관료나 정치인 출신들이 경영진을 차지하고,정부가 직ㆍ간접적으로 간섭하고 있는 탓이다.

하지만 짚어봐야 할 점도 적지 않다.지주회사와 공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한다지만 정책적 판단은 여전히 정부 몫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경영만 민간 전문가가 맡는 방식에서 제대로 독립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정부 부처의 옥상옥(屋上屋) 통제구조를 탈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공기업 관리의 중복으로 비효율만 초래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주회사에 편입되는 자회사도 민영화가 예정된 곳은 제외되고,공공적 성격이 강한 공기업이 그 대상이고 보면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공공서비스의 안정성을 확실히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공공서비스를 기본 임무로 하는 공기업이 지나치게 상업적인 경영을 추구할 경우 적지 않은 부작용을 가져올 소지가 크다.

그런만큼 졸속으로 서두를 일은 아니라고 본다.

구체적인 실행계획 수립에 앞서 공기업 지주회사 체제가 가져올 문제점은 없는지,그것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보다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경험이 일천(日淺)하고 전문 인력과 노하우가 부족한 여건을 극복하고 해외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는 것 또한 선결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