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남성복에 이어 여성복에도 '그린프라이스'(green price) 제도를 시행한다.

그린프라이스는 '임의할인'(영업 직원이 임의로 깎아주는 관행)를 없애는 대신 정가를 낮추는 것.

롯데백화점은 11일 그린프라이스 대상을 이달부터 중년 여성 브랜드 70여개와 준보석.구두 브랜드 50여개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남성복에서 정착된 것처럼 중년 여성복 입점업체들도 자발적으로 정가를 10% 이상 인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예전에는 30~40대 여성복 매장에서 손님이 구매를 망설이면 직원이 재량껏 10~30%를 깎아줬지만 이 같은 관행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후라밍고.요하넥스 등 커리어 캐주얼과 브루다문.루치아노 등 디자이너부티크가 대상이다.

홍성호 롯데백화점 숙녀복팀장은 "꺾어팔기 때문에 고객과의 가격 신뢰도가 무너졌다"며 "당장 백화점 매출이 줄더라도 연내에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변화는 아직 더디다.

특히 20~30대 숙녀복은 이번 그린프라이스 대상에서 빠졌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루치아노최 매장 직원은 "정찰제는 봄 신상품부터 적용할 예정이지만 정가를 내릴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한섬 관계자도 "우리는 원래 노(no)세일 브랜드인 데다 정가를 내리는 게 브랜드 전략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그린프라이스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진도모피 관계자는 "여름에 출하할 신상품 모피부터 정가를 30~35%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의 여성복 그린프라이스가 정착되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이를 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백화점은 최근 중년 여성복의 그린프라이스 제도에 대한 시장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