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1992년 이후 주식 투자를 통해 거둔 평가차익이 무려 23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10일 외국인 투자자에 시장이 개방된 이후 외국인 투자를 조사한 결과 최근 4년간 주식 대부분을 팔아치워 누적 순매수 금액은 7조6000억원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지난 7일 기준으로 261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가운데 외국인이 장외에서 취득한 19조8000억원을 제외할 경우 평가차익이 234조20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한도가 폐지된 1998년 이후 이미 7조5000억원가량 순매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한국시장에서 원금을 회수하고 지금부터 파는 물량은 사실상 모두 차익으로 환산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막대한 차익을 거둔 것은 주가가 낮았던 1992년부터 2003년까지 주식을 사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2004년 하반기부터 주식을 팔아왔기 때문이다.2004년 말 800대였던 코스피지수는 작년 말 2000을 돌파했다.외국인들은 1992년부터 2003년까지 58조원가량을 순매수했고 2004년부터 최근까지 50조40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상황을 감안하면 외국인 매도세는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올 상반기 중 누적 기준으로 순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