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BRICs)'를 넘어 'B6'의 시대가 오고 있다.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그룹에서 'B6(Big 6)'로 대표되는 6개 신흥국으로 다극화하고 있는 것이다.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액센추어는 최근 보고서에서 '브릭스'의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한국과 멕시코가 추가된 'B6'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부설 조사기관인 EIU에 따르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중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39%에 불과했으나 2005년에는 49%로 올라섰다.신흥국이 15년 만에 세계 GDP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 것이다.EIU는 2025년에는 신흥국 GDP가 총 60조달러에 이르러 선진국(40조달러)을 넘어서며 신흥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했다.바야흐로 다극화 경제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신흥국 그룹을 이끌고 있는 국가들이 바로 'B6'이다.브릭스는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을 바탕으로 지난 10년 동안 빠른 성장을 구가해왔다.액센추어는 브릭스 4개국에 한국과 멕시코를 유망 국가로 포함시켰다.실제 포천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61개가 이들 B6 국가에 기반을 두고 있다.개방된 경제체제와 정보기술(IT) 발달 그리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의 확대가 'B6'의 성장을 뒷받침했다.

B6의 가장 큰 경쟁력은 소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액센추어의 보고서는 "B6 국가들이 앞으로 20년 이상 세계 소비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EIU가 'B6'와 'G6'(선진 6개국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소비지출을 조사한 결과 'B6'의 소비지출은 2005년 7조달러에서 2025년 24조달러로 약 240%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이에 비해 G6는 같은 기간 13조달러에서 20조달러로 50%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여 성장률뿐만 아니라 규모에서도 B6에 따라잡힐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중국은 소비력을 갖춘 중산층 가구가 2005년 2800만가구에서 20년 후 8300만가구로 매년 평균 24.1%씩 불어날 전망이다.

국경을 넘은 자유로운 자본 이동도 'B6'의 경쟁력에 도움이 되고 있다.'B6'에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05년 1158억달러로 2002년보다 14.5% 증가했다.이 자본을 바탕으로 자국 경제를 성장시킨 'B6' 국가들이 이제는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다.'B6' 국가의 해외 직접투자액은 2005년 326억달러로 세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요 축이 됐다.

기술 혁신의 중심축도 'B6' 국가로 옮겨오고 있다.한국의 IT와 생명공학 기술을 비롯 △중국 통신 석유화학 제약 나노기술 △러시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인도 IT 제약 나노기술 자동차 △브라질 바이오연료 △멕시코 건설 등 각 산업 분야에서 B6가 핵심 기술 연구개발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이 같은 기술 혁신을 B6 국가들은 자체 성장 원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희집 액센츄어코리아 총괄 대표는 "'B6' 국가가 성장을 지속하려면 고급 노동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B6' 국가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자원 쟁탈전에 대비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