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들이 들려주는 강남 아줌마 따라잡기] (17) '깜짝 쇼' 같은 투자는 절대 사절! 우린 한 길로만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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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잘 알고 지내던 옛 고객 한분이 둘째 아들 장가를 보낸다기에 축하인사를 건네기 위해 전화를 했다.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결혼할 자녀분 신혼집은 어떻게 하셨어요"라고 물었다.그랬더니 "강 팀장,내 스타일 알잖아.우리집(서초구 서초동 진흥아파트) 근처 삼풍아파트에 하나 마련해줬지"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대기업 임원인 남편이 벌어주는 돈을 아껴 모아 주로 부동산 투자를 통해 부(富)를 쌓아온 이 고객이 두 자녀들의 신혼집을 자기집 근처에 마련해 준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남들은 가까이 두고 매일같이 며느리들 불러다 시어머니 노릇 하려는 줄로 아는데,그게 아니야.1980년대 초반부터 30년 가까이 서초동에만 살다보니 이 동네의 변화라든가,성장 가능성에 대해서 다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그 쪽에 집을 마련해준 것일 뿐이지.난 내가 모르는 지역에는 절대 투자 안해요."
실제로 이 고객은 자녀들에게 증여해 준 30평형대 아파트 두 곳을 비롯해 최고급 호텔형 오피스텔인 '부띠끄모나코' 등 서초동 일대에만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사람마다 특유의 캐릭터라는 게 있다.가끔 '깜짝 쇼'를 통해 변신을 시도하기도 하지만,본인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캐릭터는 잘 바뀌지 않는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특정 분야에 투자해 한번 성공의 맛을 본 이후로 축적되기 시작하는 게 일반적인 강남 아줌마들의 재테크 캐릭터는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그리고 그들은 절대로 자신들의 재테크 캐릭터를 벗어난 깜짝 쇼식 투자는 하지 않는다.
분당 파크뷰에 거주하는 70대 L고객.예ㆍ적금 이외의 다른 투자대상에 돈을 넣어 본 적이 없는 전형적인 '자린고비형' 부자다.필자가 예ㆍ적금 상담을 위해 집을 방문했을 때 방 한켠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통장을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40대 중반인 필자가 태어나기도 전에 가입한 통장을 아직까지 들고 있을 정도이니 예ㆍ적금에 대한 일편단심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기본이 연 수십%에 달했을 정도로 수익률이 좋았던 지난해 펀드 열풍의 시대에도 그는 펀드는 거들떠보지 않았다.
이런 고객도 있다.보유하고 있는 20억원대 금융자산의 상당액을 펀드에 넣어두고 이 가운데 1억원 정도를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한 40대 전문직 고객이다.그런데 특이한 게 그가 직접투자를 하는 대상종목은 딱 3종목뿐이다.사연을 들어보니 투자하고 있는 이들 3개 종목은 "대학 때부터 관심있게 지켜봐 왔다"고 한다.투자한 기간만 10년을 훌쩍 넘기다보니 주가에 변동이 있을 때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훤히 꿰뚫고 있다.심지어 해당 기업의 인사이동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까지 깊이 있게 알고 있을 정도다.
그는 한도를 1억원으로 정해놓고 매매를 하고 있는데,추세선에서 심하게 멀어졌을 때만 사고 파는 방식으로 연 10∼20%의 수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물론 부동산통들도 있다.아마 여러 종목들 가운데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의 '한우물 파기' 성향이 가장 심할 것이다.이들은 '땅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명제를 '계명'처럼 신봉한다.
평생 부동산에만 투자해온 고객 K씨는 모든 금융자산을 부동산 투자에 대비한 준비자금 정도로만 인식한다.그는 지금도 만기가 돌아온 정기예금에서 나온 수억원대의 여유자금을 머니마켓펀드(MMF)에 넣어두고 언제든지 다시 '출전'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최근 강남권에 상가빌딩을 매각해 200억원의 시세차익을 봤는데,남들 같았으면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두고 편하게 살아갔겠지만 이 고객은 은행에서 추가 대출을 받아 더 규모가 큰 상가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매물을 물색 중이다.물색대상은 오직 하나.강남의 상가 건물이다.프라이빗 뱅커(PB)로서 주변 인맥을 총동원해 수도권 택지지구에 연 6%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쓸 만한 상가건물을 찾아줬지만,요지부동이었다.그는 "강남권에 매물이 나올 때까지 무조건 기다리겠다"고 했다.
가끔씩 "나는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한탄하는 주부고객들을 만날 때가 있다.아파트를 사면 아파트값이 빠지고,주식에 손을 대면 주식시장이 망가진단다.악순환의 연속이다.왜 그럴까.첫째는 조바심 때문이고 둘째는 성급한 투자종목의 변경 때문이다.
물론 시장상황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자산 가운데 예금 주식 부동산 등의 투자비중을 조정할 필요는 있다.그렇지만 기존에 투자해오던 대상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식의 투자는 곤란하다.상당수 강남 아줌마들이 그러는 것처럼 자기가 지금까지 쭉 투자를 해왔고,가장 잘 아는 종목에 지속적인 관심을 둬야지 자칫 무리수를 두면 악순환에 빠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 PB팀장
대기업 임원인 남편이 벌어주는 돈을 아껴 모아 주로 부동산 투자를 통해 부(富)를 쌓아온 이 고객이 두 자녀들의 신혼집을 자기집 근처에 마련해 준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남들은 가까이 두고 매일같이 며느리들 불러다 시어머니 노릇 하려는 줄로 아는데,그게 아니야.1980년대 초반부터 30년 가까이 서초동에만 살다보니 이 동네의 변화라든가,성장 가능성에 대해서 다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그 쪽에 집을 마련해준 것일 뿐이지.난 내가 모르는 지역에는 절대 투자 안해요."
실제로 이 고객은 자녀들에게 증여해 준 30평형대 아파트 두 곳을 비롯해 최고급 호텔형 오피스텔인 '부띠끄모나코' 등 서초동 일대에만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사람마다 특유의 캐릭터라는 게 있다.가끔 '깜짝 쇼'를 통해 변신을 시도하기도 하지만,본인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캐릭터는 잘 바뀌지 않는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특정 분야에 투자해 한번 성공의 맛을 본 이후로 축적되기 시작하는 게 일반적인 강남 아줌마들의 재테크 캐릭터는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그리고 그들은 절대로 자신들의 재테크 캐릭터를 벗어난 깜짝 쇼식 투자는 하지 않는다.
분당 파크뷰에 거주하는 70대 L고객.예ㆍ적금 이외의 다른 투자대상에 돈을 넣어 본 적이 없는 전형적인 '자린고비형' 부자다.필자가 예ㆍ적금 상담을 위해 집을 방문했을 때 방 한켠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통장을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40대 중반인 필자가 태어나기도 전에 가입한 통장을 아직까지 들고 있을 정도이니 예ㆍ적금에 대한 일편단심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기본이 연 수십%에 달했을 정도로 수익률이 좋았던 지난해 펀드 열풍의 시대에도 그는 펀드는 거들떠보지 않았다.
이런 고객도 있다.보유하고 있는 20억원대 금융자산의 상당액을 펀드에 넣어두고 이 가운데 1억원 정도를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한 40대 전문직 고객이다.그런데 특이한 게 그가 직접투자를 하는 대상종목은 딱 3종목뿐이다.사연을 들어보니 투자하고 있는 이들 3개 종목은 "대학 때부터 관심있게 지켜봐 왔다"고 한다.투자한 기간만 10년을 훌쩍 넘기다보니 주가에 변동이 있을 때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훤히 꿰뚫고 있다.심지어 해당 기업의 인사이동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까지 깊이 있게 알고 있을 정도다.
그는 한도를 1억원으로 정해놓고 매매를 하고 있는데,추세선에서 심하게 멀어졌을 때만 사고 파는 방식으로 연 10∼20%의 수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물론 부동산통들도 있다.아마 여러 종목들 가운데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의 '한우물 파기' 성향이 가장 심할 것이다.이들은 '땅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명제를 '계명'처럼 신봉한다.
평생 부동산에만 투자해온 고객 K씨는 모든 금융자산을 부동산 투자에 대비한 준비자금 정도로만 인식한다.그는 지금도 만기가 돌아온 정기예금에서 나온 수억원대의 여유자금을 머니마켓펀드(MMF)에 넣어두고 언제든지 다시 '출전'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최근 강남권에 상가빌딩을 매각해 200억원의 시세차익을 봤는데,남들 같았으면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두고 편하게 살아갔겠지만 이 고객은 은행에서 추가 대출을 받아 더 규모가 큰 상가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매물을 물색 중이다.물색대상은 오직 하나.강남의 상가 건물이다.프라이빗 뱅커(PB)로서 주변 인맥을 총동원해 수도권 택지지구에 연 6%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쓸 만한 상가건물을 찾아줬지만,요지부동이었다.그는 "강남권에 매물이 나올 때까지 무조건 기다리겠다"고 했다.
가끔씩 "나는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한탄하는 주부고객들을 만날 때가 있다.아파트를 사면 아파트값이 빠지고,주식에 손을 대면 주식시장이 망가진단다.악순환의 연속이다.왜 그럴까.첫째는 조바심 때문이고 둘째는 성급한 투자종목의 변경 때문이다.
물론 시장상황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자산 가운데 예금 주식 부동산 등의 투자비중을 조정할 필요는 있다.그렇지만 기존에 투자해오던 대상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식의 투자는 곤란하다.상당수 강남 아줌마들이 그러는 것처럼 자기가 지금까지 쭉 투자를 해왔고,가장 잘 아는 종목에 지속적인 관심을 둬야지 자칫 무리수를 두면 악순환에 빠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