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을 누르고 세계 최고 부자에 올랐다.13년간 세계 최고 갑부 자리를 지켜왔던 게이츠 회장은 3위로 밀려났다.국내에서는 정몽준 의원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나란히 412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또 '오일 머니' 덕분에 모스크바가 세계 경제의 중심지 뉴욕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부자동네로 선정됐다.

경영 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2월11일 기준으로 자산 10억달러가 넘는 '세계의 억만장자(Billionaires)' 1125명을 5일 발표했다.이 결과 벅셔 해서웨이 회장인 버핏이 620억달러의 재산으로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의 자리에 올랐다.버핏의 재산은 벅셔 해서웨이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1년 전보다 100억달러나 불어났다.

게이츠는 버핏과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게이츠의 재산은 580억달러로 1년간 20억달러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슬림은 전년보다 110억달러 증가한 600억달러로 2위에 올랐다.이들 세계 1~3위의 재산 차이는 20억달러여서 주가가 조금만 변동해도 순위가 금방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 이어 인도재벌이 4~6위를 차지했다.세계 최대 철강회사인 아르셀로 미탈그룹을 이끌고 있는 락시미 미탈이 450억달러로 4위에 올랐다.430억달러의 무케시 암바니가 5위,420억달러의 아닐 암바니가 6위에 각각 랭크됐다.스웨덴 가구업체인 이케아를 설립한 잉그바르 캄프라드가 310억달러로 7위를 기록했다.사회적 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을 설립한 23세의 마크 주커버그로는 15억달러의 재산으로 '최연소 억만장자'로 기록됐다.

한국인 가운데는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각각 28억달러의 재산으로 공동 412위에 올랐다.2006년 세계 82위에 랭크됐던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공동 605위(재산 각각 20억달러)로 밀려났다.포브스가 작년부터 이건희 회장과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재산을 따로 분류해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이 전무는 17억달러의 재산으로 707위를 기록했다.

이들과 함께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652위)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677위) △허창수 GS그룹 회장(962위) △구본무 LG그룹 회장(1014위) 등 한국인 12명이 세계의 억만장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의 억만장자 1125명 중 미국인이 전체의 42%로 가장 많았다.이어 러시아가 87명의 억만장자를 배출했고 독일(59명)이 뒤를 이었다.올해 새로 억만장자에 등재한 사람은 226명에 달했다.이중 77명은 미국인이었고 러시아(35명) 중국(28명) 인도(19명) 순으로 새 부자를 많이 배출해 브릭스 열풍을 실감케 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