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강금실 최고위원이 18대 총선 지역구 출마를 놓고 '삼각 핑퐁 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에선 세 사람이 서울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상호 눈치를 살피며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서울출마를 결심했지만 지역구는 정하지 못하고 있다.최근 이해찬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관악을 출마를 검토했다가 이 전 총리 등 당안팎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난감해 하는 모습이다.

그는 "지역구 결정은 당과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속내는 다른 것 같다.일각에서는 손 대표를 의식해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손 대표가 파주나 광명 등 경기 출마를 결정하면 자신도 관악을이나 구로을 등 당선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는 선거구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되지만,손 대표가 서울 중구에 도전할 경우 정 전 장관도 종로 출마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판단 속에 섣불리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는 시각이다.

손 대표의 경우 측근들은 전국 지원 유세를 통한 당 득표율 제고를 위해 비례대표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으나 당내에선 지역구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손 대표는 서울 출마 쪽에 기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역구 선택을 놓고 정 전 장관의 결정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강 최고위원은 '침묵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내심 비례대표를 선호하는 분위기이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아 막판 고심 중이다.

한 관계자는 "손 대표와 정 전 장관이 최종 결단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앞서 나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