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계에 기업인이 뜨고 있다.

지난 3일 개막한 11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ㆍ정치자문기구)에 이어 5일 시작하는 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에 위원으로 참여하는 기업인들이 부쩍 늘었다고 중국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2001년 당시 국가주석이던 장쩌민 전 공산당 총서기가 민영기업인을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자'라고 평가하고 공산당 입당을 허용하면서 확산된 기업인 우대 풍토가 정계 진출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간 경제지 차이징은 이번 11기 정협에 위원으로 참여한 '신계층'이 크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신계층은 민영기업과 외국계기업 임직원을 비롯해 변호사를 비롯한 자유직업인 등을 일컫는다. 차이징은 11기 정협위원 2237명 가운데 55%가 새로운 얼굴이라며 신계층이 많이 보인다고 전했다. 투자은행 인물로선 처음으로 JP모건차이나의 팡팡 사장(CEO)이 정협위원으로 참가한 게 대표적이다. 한국의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했던 샨다의 천톈차오 회장,류용하오 신시왕그룹 회장,장진둥 쑤닝전기 회장 등도 정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11기 전인대에 참가하는 2987명의 위원 가운데 금융과 증권업계는 물론 상장사 대표들이 10기에 비해 뚜렷하게 늘었다고 중국증권보가 보도했다. 대체에너지 개발 상장사인 바오신넝위앤의 닝위앤시 회장이 전인대 위원으로 처음 참가한 게 한 사례다. 민영기업인 야거얼의 리루청 회장과 중국의 마이크로소프트를 지향하는 왕요우소프트웨어의 왕원징 회장,중국 최대 TV업체 TCL의 리둥성 회장도 여기에 속한다. 국유기업은 물론 민영기업 대표들도 대거 참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컴퓨터업체인 레노버의 양위앤칭 회장은 정협에,레노버의 지주회사인 레노버홀딩스의 류촨즈 회장은 전인대에 참가해 눈길을 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