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감소로 반전했고 중국으로의 수출증가율은 한자리 수로 떨어졌다. 미국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세계경기둔화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3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20.2% 증가한 315억4000만달러,수입은 27.3% 늘어난 323억4000만달러로 무역수지가 8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작년 12월,57개월 만에 적자로 반전한 이후 3개월 연속 적자를 보였다.

지난 2월에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무역수지의 발목을 잡았다. 원자재 수입은 원유 등 에너지와 철강 등 수입 증가로 전년 동월대비 36% 증가했다. 지난 2월 원유도입단가는 배럴당 91.4달러로 12월 87.3달러,1월 89.7달러에서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수출은 신흥시장에서의 호조에 힘입어 두자리 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미국과 EU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 2월1일부터 20일까지 미국으로의 수출은 19.7% 줄었고,EU로의 수출도 3.4% 감소했다. 중국으로의 수출도 6.1%로 주저앉았다.

업종별 수출을 보면 조선(54.2%) 일반기계(47.2%) 석유제품(42.1%) 액정디바이스(36.2%) 등이 계속 호조를 보였다. 철강은 원료가격 상승으로 9% 증가에 그쳤고 자동차는 북미와 서유럽 시장 부진으로 3.4%밖에 늘지 못했다. 반도체는 지속적인 가격하락으로 16.1% 감소했다.

오정규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진흥관은 "이달에도 무역수지가 5억달러 흑자 또는 5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적자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무역흑자 목표 130억달러 전망을 수정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는 이달 중 지식경제부 장관 주재로 무역적자 점검 등을 위한 경제연구소장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