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한 다음날 해장을 위해 복어탕을 자주 먹는 김모씨(40)는 미나리가 해독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즐겨왔다.

그러나 수중 중금속 정화능력도 우수하다는 동료의 말에 꺼림칙했다.

중금속을 잘 빨아들인다면 미나리에 중금속 함량이 높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중금속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미나리와 동물 내장에 관해 유의할 내용을 알아본다.

미나리는 입줄기를 먹는 엽경채소로 국제식품규격(CODEX) 기준에 따르면 젖은 상태에서 납은 함량이 0.3PPM이하,카드뮴은 0.1(줄기)∼0.2(잎)PPM 이하여야 한다.

최근의 국내 연구 결과 2건을 놓고 보면 미나리는 수중 중금속 효과가 탁월하다.

상지대 생명자원과학대학의 2002년 연구에 따르면 미나리를 중금속에 오염된 하천에 심고 12일째가 되면 미나리 지상부(식용 부위)의 중금속 함량이 1∼8PPM,뿌리는 22∼98PPM이었다.

이에 앞서 2000년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한 바에 따르면 전남에서 재배되는 미나리에서 납은 검출되지 않았고 카드뮴은 0.013∼0.036PPM 범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동술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평가부 연구관은 "일단 미나리의 중금속 수치는 기준치 이하"라며 "PPM은 ㎎/㎏으로 환산하는 단위이기 때문에 하루에 실제 먹는 미나리의 양을 100PPM 이하로 본다면 설령 기준치의 10배를 초과했다 하더라도 몸에 위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199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이를 잘 몰라 도시 근교의 오염된 논에서 미나리를 재배하는 경우가 적잖았으나 지금은 맑은 물에서 수경재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나리가 아직은 식약청에서 관리하는 10대 주요 농산물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며 장기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금속 중 납은 체내 흡수된 양의 90%가 뼈에 축적되고 다음으로 간장과 신장에 많이 쌓인다.

카드뮴은 신장과 간장에 현저하게 많이 축적되는데 신장에 더 많이 쌓인다.

외국에선 살코기만 주로 먹고 내장은 버리기 때문에 심층연구가 없으나 동물 내장에는 일반 살코기의 3∼10배가 넘는 중금속이 농축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 내장의 카드뮴 함량 기준은 없으나 어패류를 준용하면 2PPM 이하여야 한다.

납은 0.5PPM 이하가 CODEX 기준이다.

이를 적용하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육류나 그 내장은 기준치를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관은 "중금속 오염이 우려되는 것은 육류가 아니라 참치 상어 등 어류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심해어"라며 "이는 육지의 중금속 PCB 다이옥신 등이 하천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미국 뉴욕타임스는 1주일에 참치(특히 참다랑어) 정식을 6회 이상 먹으면 혈중 수은 농도가 미 정부의 안전기준을 쉽게 초과하며 일단 정식을 먹은 후에는 최소 21일 동안 삼가야 한다고 보도했다.

김 연구관은 "중금속이 위해를 끼친 경우는 모두 사고에 의한 대규모 수질 및 대기오염 때문이었다"며 "식품의 중금속이 위해를 끼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