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장제나 소화제 해열제 같은 가정상비약품도 슈퍼와 편의점에서 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 약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은 피부연화제(굳은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는 약)나 치아미백제 금연보조제 탈모방지제 구취방지제 등으로 엄격히 제한돼 있다.여기에 소화제나 강장제같이 의사 처방전이 필요없는 약들까지 포함시켜 국민들이 필요할 때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의약품 슈퍼 판매 확대에 대해 약사협회가 강력 반발하고 있어 추진 과정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24일 "새 정부는 일반 소비자들의 편익증진 차원에서 의사 처방을 받지 않고도 구매가 가능한 소화제 같은 의약품들을 '의약외품'으로 분류해 약국 외 장소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의약품은 크게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는데 슈퍼 판매 대상인 의약외품 범위를 소화제 등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안은 인수위가 마련한 백서에 차기 정부의 중점 추진과제로 명기됐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관계자는 "시골에서는 약국이 문을 닫으면 약을 살 곳이 없어지게 돼 소비자들의 편익과 건강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게 된다"며 "강장제나 소화제 같은 약들은 이미 안전성이 검증돼 있기 때문에 슈퍼에서 판매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슈퍼 판매 의약품을 확대할 경우 복잡 다단한 의약품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어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화할 수 있는 부대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장제 소화제 해열제 등은 전체 의약품 판매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의 슈퍼 판매를 허용할 경우 중간 유통마진이 그만큼 줄어 건강보험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희목 대한약사협회장은 "약사의 복약지도 등이 없는 상태에서 의약품이 무분별하게 판매될 경우 국민 건강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