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는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입차 브랜드다.고가의 프리미엄 차량만을 판매하는 데도 작년 수입차 1위 자리를 꿰찼다.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바로 '528i'로 작년 한 해 동안 2164대나 팔렸다.수입차 단일 모델 중 세 번째로 많이 판매된 베스트셀링 카다.
528i 인기의 배경은 탁월한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에 있다.직렬 6기통 3ℓ엔진을 장착,종전 525i보다 향상된 세부 기술이 적용됐다.그러나 가격은 525i(8650만원)보다 1900만원 낮은 6750만원에 출시됐다.파격적인 가격과 탁월한 성능에 힘입어 30~40대 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528i의 성능은 가속 주행 때 발휘됐다.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가면서 이 차가 보유한 강력한 힘은 어김없이 드러났다.소음이 거의 없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정도.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7.4초다.6500rpm에서 최대출력 231마력,2750rpm에서 최대토크 27.6 kgㆍm의 힘을 낸다.
외양은 BMW의 대표 세단으로 손색없다.크롬으로 장식한 전조등과 후미 방향지시등은 투명 유리기술이 적용돼 특유의 세련된 느낌을 줬다.실내 공간도 널찍한 편이다.
팔걸이에 푹신한 소재가 사용되는 등 인체공학적인 설계로 기기 조작도 편리했다.BMW의 대표적인 내부 전자장치인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운전 중 주행 속도 등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해줬다.각종 정보가 앞창 하단에 표시되기 때문에 굳이 고개를 숙여 계기판을 볼 필요가 없었다.
야간 운전 때는 '하이빔 어시스트' 시스템이 돋보였다.카메라 센서를 통해 야간 및 안개가 낀 악천후 때 주위 차량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동으로 하이빔을 작동시키는 장치다.
528i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한국인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깔려 있다.한글 내비게이션이다.독일 본사에서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2년간 직접 개발했다는 이 장치는 간단한 'i드라이브' 조작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연비는 ℓ당 9.4km 수준으로,3000cc 모델로는 높은 편이다.
BMW 528i를 시승하는 동안 운전하는 재미와 함께 운전자를 최대한 배려한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