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도 없었다니…" 99년 불났던 정부중앙청사 대책없이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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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 숭례문이 화재로 소실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정부의 심장인 중앙청사에서 21일 화재가 발생,공무원의 기강해이와 안전 불감증이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970년 지어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는 1999년 당시 통일부 사무실에서 화재가 난 전력이 있는 데도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감사원은 숭례문화재와 군 헬기추락사고 등 일련의 사고가 기강해이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22일부터 대대적인 기강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화재원인을 조사 중인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화재 현장에서 화재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해 조사에 들어갔다.당국은 불이 난 5층 503호실에 근무자가 없었고 출입문이 잠겨 있는 상태였던 만큼 방화보다 근무자의 부주의나 누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일부 직원들이 퇴근하면서 켜놓은 개인 온풍기 등의 전열기가 화재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총리실 한 관계자는 "(청사관리소가) 온풍기 사용을 못하게 하고 점검도 하지만 근무시간인 오후 6시가 지나면 난방을 꺼 개인 전열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근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양식 행정자치부 제1차관도 이날 정부중앙청사 화재와 관련,"(화재 탐지 30분 전인) 12시 정각(자정)에 최종 퇴실자가 나온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최종 퇴실자인 국무조정실 총무팀 직원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최종 퇴실자 본인은 퇴실시 확인 점검을 잘했다고 하기 때문에 단정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화재는 마지막 근무자가 퇴실하고 30분 뒤인 21일 0시30분께 최초 탐지된 것으로 확인됐다.이후 소방관 163명,경찰 20명과 함께 소방차량 66대를 투입해 오전 1시4분께 불을 껐다.국무조정실 총무팀이 입주한 504호는 완전 소실됐으며 국무조정실 혁신팀이 입주한 503호는 실내 일부가 탔다.4층과 5,6층 남측 일부 사무실에서는 화재진압에 따른 누수가 발생했다.다만 문서 소실의 경우 피해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