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한국은 '性과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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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성은 한 쪽에서는 병이 깊어가고 다른 쪽에서는 긍정의 싹이 트고 있다.풍속산업이 날로 번창하고 외도와 이혼이 증가하고 남녀ㆍ결혼 여부를 불문하고 '섹스 리스'가 번지고 있다.그러나 10여년 전과 달리 성(性)은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왔고 여성의 성의식이 높아지면서 남성들도 이에 순화돼 가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딸 가진 부모는 문밖을 나서기가 두렵다.원조교제,음란채팅 사이트,유흥주점 등 편의점처럼 성을 구입할 곳이 널려 있다.원조교제를 하는 소녀들은 성을 파는 것에 죄책감이 없다.매춘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해봤자 소용이 없다.어른들이 그렇게 길들여놨으니까.이런 소녀들은 섹스를 게임 정도로 여기고 '알바(아르바이트)'를 한다.
성은 인터넷에서도 계속 소비되고 있다.스팸메일을 열어보면 용량 '5kb'짜리,제목 '여자 필요한 오빠들 연락해'식 메일이 수북하다.2005년 6월 이윤수비뇨기과ㆍ리서치플러스가 기혼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63%가 남편 이외의 남성과 성관계를 가질 수 있고,채팅을 하는 기혼 여성 중 51%가 채팅을 통해 직접 남성을 만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미혼이나 기혼이나 섹스없이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경쟁과 스트레스 과잉 사회에서 무기력증 또는 성불감증에 빠진 게으름뱅이들이 세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섹스리스의 사전적 정의는 일체의 성적 접촉이 없이 사는 것.의학적으로는 부부가 함께 살면서 피치 못할 이유없이 최근 2개월간 성행위 횟수가 월 1회 이하인 경우다.
미혼들은 경제력과 나만의 생활이 있는데 웬 섹스냐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다.사랑의 유효기간은 18개월이라고 했던가.기혼들도 마찬가지다.결혼한 지 2~3년만 되면 발기나 성욕엔 문제가 없는데 부부 간에 '작업'이 끊긴다.이에 따라 섹스리스 여성이 28%에 달하고 20대 젊은 부부도 12%를 넘는다는 게 앞서의 조사 결과다.
1990년대부터 등장한 소득은 두 배인데 자녀를 갖지 않는 딩크(DINK)족이 섹스리스의 시발이었다.섹스리스는 추세이자 유행이라고 하지만 성의학자들은 병이라고 규정한다.왜냐하면 섹스는 원래 즐겁고 부부가 됐으면 무조건 하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섹스리스는 외도와 무관할 수 없다.결혼 후 11년 동안이나 섹스 리스로 살았다는 연예인 박철ㆍ옥소리 부부.대한민국에서는 섹스리스(부부 간 성관계 거부)가 '이혼 사유'가 될 수 있고 아무리 뜨겁게 사랑할지라도 혼외 성관계는 '간통죄'다.더욱이 간통 혐의로 고소당한 옥소리는 간통죄에 대한 위헌 심판 제청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국가가 개인의 정조를 관리하고 처벌할 권리가 있는가라는 해묵은 논쟁에 돌을 던졌다.그에 비해 가수 나훈아는 '영원한 오빠'로 동경과 질시의 대상이자 로망이 됐다.
지난해 학력 위조 파문을 몰고온 신정아씨 사건.뭇 남성들이 관음증 환자처럼 이들의 행각을 보도한 방송을 즐겼다.신씨는 변양균 전 장관을 어떤 심정으로 사랑했을까.부부 간의 성관계조차 밑바탕에는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금전거래'가 깔려 있다는 학설이 떠오른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성 자화상이 이처럼 일그러져 있는 것만은 아니다.올해는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미국에서 팔린 지 10년이 되는 해다.그동안 해구신 뱀 곰발바닥 등의 정력제와 구슬박기에 헛수고를 해온 남성들을 교화시킨 공로가 크다.여성들의 수동적인 성의식도 능동적으로 바꿔놨다.사회 전반이 성에 솔직해졌다.2006년 12월 바이엘코리아의 리서치 결과를 보면 성관계 파트너가 있는 18세 이상 한국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성의식 수준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성관계가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대답했다.40세 이상(350명)에서는 10명 중 6명이 '성생활이 커플의 행복과 안정감을 증진시킨다'고 답했다.
이윤수비뇨기과의 조사 결과에서도 기혼 여성들은 불만족스런 성생활의 사유로 △항상 똑같고 새로운 것이 없다(39.4% 복수 응답) △상대의 사정이 빨라 흥분 전에 끝난다(38.0%) △성격이 맞지 않는다(29.6%) △성교 횟수가 적다(26.8%) △강제로 요구한다(22.5%) 등을 꼽았다.남편들의 일방적ㆍ강압적 성문화가 종언을 고하고 바야흐로 부부가 서로 소통하는 '속궁합'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딸 가진 부모는 문밖을 나서기가 두렵다.원조교제,음란채팅 사이트,유흥주점 등 편의점처럼 성을 구입할 곳이 널려 있다.원조교제를 하는 소녀들은 성을 파는 것에 죄책감이 없다.매춘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해봤자 소용이 없다.어른들이 그렇게 길들여놨으니까.이런 소녀들은 섹스를 게임 정도로 여기고 '알바(아르바이트)'를 한다.
성은 인터넷에서도 계속 소비되고 있다.스팸메일을 열어보면 용량 '5kb'짜리,제목 '여자 필요한 오빠들 연락해'식 메일이 수북하다.2005년 6월 이윤수비뇨기과ㆍ리서치플러스가 기혼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63%가 남편 이외의 남성과 성관계를 가질 수 있고,채팅을 하는 기혼 여성 중 51%가 채팅을 통해 직접 남성을 만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미혼이나 기혼이나 섹스없이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경쟁과 스트레스 과잉 사회에서 무기력증 또는 성불감증에 빠진 게으름뱅이들이 세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섹스리스의 사전적 정의는 일체의 성적 접촉이 없이 사는 것.의학적으로는 부부가 함께 살면서 피치 못할 이유없이 최근 2개월간 성행위 횟수가 월 1회 이하인 경우다.
미혼들은 경제력과 나만의 생활이 있는데 웬 섹스냐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다.사랑의 유효기간은 18개월이라고 했던가.기혼들도 마찬가지다.결혼한 지 2~3년만 되면 발기나 성욕엔 문제가 없는데 부부 간에 '작업'이 끊긴다.이에 따라 섹스리스 여성이 28%에 달하고 20대 젊은 부부도 12%를 넘는다는 게 앞서의 조사 결과다.
1990년대부터 등장한 소득은 두 배인데 자녀를 갖지 않는 딩크(DINK)족이 섹스리스의 시발이었다.섹스리스는 추세이자 유행이라고 하지만 성의학자들은 병이라고 규정한다.왜냐하면 섹스는 원래 즐겁고 부부가 됐으면 무조건 하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섹스리스는 외도와 무관할 수 없다.결혼 후 11년 동안이나 섹스 리스로 살았다는 연예인 박철ㆍ옥소리 부부.대한민국에서는 섹스리스(부부 간 성관계 거부)가 '이혼 사유'가 될 수 있고 아무리 뜨겁게 사랑할지라도 혼외 성관계는 '간통죄'다.더욱이 간통 혐의로 고소당한 옥소리는 간통죄에 대한 위헌 심판 제청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국가가 개인의 정조를 관리하고 처벌할 권리가 있는가라는 해묵은 논쟁에 돌을 던졌다.그에 비해 가수 나훈아는 '영원한 오빠'로 동경과 질시의 대상이자 로망이 됐다.
지난해 학력 위조 파문을 몰고온 신정아씨 사건.뭇 남성들이 관음증 환자처럼 이들의 행각을 보도한 방송을 즐겼다.신씨는 변양균 전 장관을 어떤 심정으로 사랑했을까.부부 간의 성관계조차 밑바탕에는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금전거래'가 깔려 있다는 학설이 떠오른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성 자화상이 이처럼 일그러져 있는 것만은 아니다.올해는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미국에서 팔린 지 10년이 되는 해다.그동안 해구신 뱀 곰발바닥 등의 정력제와 구슬박기에 헛수고를 해온 남성들을 교화시킨 공로가 크다.여성들의 수동적인 성의식도 능동적으로 바꿔놨다.사회 전반이 성에 솔직해졌다.2006년 12월 바이엘코리아의 리서치 결과를 보면 성관계 파트너가 있는 18세 이상 한국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성의식 수준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성관계가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대답했다.40세 이상(350명)에서는 10명 중 6명이 '성생활이 커플의 행복과 안정감을 증진시킨다'고 답했다.
이윤수비뇨기과의 조사 결과에서도 기혼 여성들은 불만족스런 성생활의 사유로 △항상 똑같고 새로운 것이 없다(39.4% 복수 응답) △상대의 사정이 빨라 흥분 전에 끝난다(38.0%) △성격이 맞지 않는다(29.6%) △성교 횟수가 적다(26.8%) △강제로 요구한다(22.5%) 등을 꼽았다.남편들의 일방적ㆍ강압적 성문화가 종언을 고하고 바야흐로 부부가 서로 소통하는 '속궁합'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