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개막전, 중국과 숨막힌 일전에서 후반 인저리타임에 쏘아올린 환상적인 오른발 논스톱 슛이 만리장성의 골문을 허물어트렸다.

곽태휘(27· 전남)가 걷어찬 회심의'대포알 슈팅'이었다.

고교시절 왼쪽 눈을 실명(시력장애)했지만 축구에서는 전혀 장애가 되지 않았다.

곽태휘 실명 소식이 19일 뒤늦게 알려지자 인터넷에는 격려의 메시지들이 숨가쁘게 올라오고 있다.

"인간 승리" "시련을 이겨낸 곽태휘가 너무 자랑스럽다" "어떻게 한쪽 눈으로 그렇게 정확한 슛을 날렸는지 대단하다" 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곽태휘 실명 소식이 알려지자 곽태휘 미니홈피 방명록에도 "멋지다" "프리미어리그로 가라" "당신은 대한민국에게 희망을 가르쳐 줬다" 등의 응원 글이 잇따랐다.

'골 넣는 수비수', '허정무호의 황태자'라 불리던 곽태휘의 왼쪽눈이 실명했다는 소식에도 실망보다는 대선수로서의 기량과 성장에 기대하는 모습들이었다.

곽태휘는 지난 대구공고 2년때 축구공에 왼쪽 눈을 맞아 망막이 손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 후 10여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왼쪽눈의 시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한 눈에 의지해 축구 훈련을 할 때면 거리 감각이 없어 남보다 몇 배 더 많은 노력을 했었야 했다. 곽태휘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려논 "세상이 가끔 나를 힘들게 만들어도 나는 결코 세상에게 지지않는다" 글 처럼 오로지 축구에 열정을 쏟았다.

끝내 곽태휘는 태극 마크를 달고 2게임 연속 골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남다른 신체 조건에도 불구, 발군의 실력으로 주목을 받으며 허정무호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전서 머리로 한 골, 중국전서 발로 한 골 등 A매치 두 경기 연속 결승골을 기록 중인 그가 북한을 상대로도 골을 터뜨리지 않을까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9시 45분(한국시간)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2차전으로 북한과 경기를 치른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