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민들의 기업에 대한 호감도(好感度)가 지난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나빠졌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기업에 대해 국민들이 호의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지수화한 기업호감지수가 지난해 하반기중 100점 만점에 46.6점을 기록,상반기보다 1.9점 떨어졌다는 것이다.2003년 말 이후 줄곧 상승해왔던 기업호감지수가 지난해 2분기 연속으로 뒷걸음쳤다는 점은 다소 위축되는 듯했던 반(反)기업정서가 확산되고 있음을 뜻한다는 측면에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상황의 심각성을 쉽게 알 수 있다.전체 6개 요소의 점수가 반년 전보다 하락했으며,이중 부정적인 응답이 긍정적인 응답보다 많아 50점에 미달한 요소가 4개에 달했다.특히 윤리경영(17.6점)이나 사회공헌 활동(35.3점)의 경우 부정적인 의견이 긍정적 의견을 압도할 정도였다고 하니 기업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냉랭하기 짝이 없는 셈이다.이처럼 기업호감도가 낮아진 데에는 고유가와 원자재값 상승 등에 따른 기업 경영 여건 악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데다 일부 기업들과 관련된 불미스런 여러가지 사건이 미친 영향도 없지 않다고 한다.

문제는 미국발 경기침체 위기감이 여전한데다 삼성에 대한 비자금 특검 수사가 진행중인 실정에서 당분간 기업호감도 하락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않다는 점이다.이렇게 되면 투자 확대를 통한 경제활성화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염려된다.

기업이 꾸준히 성장해야 고용이 유지되고 국가재정도 튼튼해진다는 점은 더이상 설명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이명박 정부 출범(出帆)을 앞두고 경제살리기를 위한 기업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에서 기업 의욕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반기업정서가 고개를 드는 조짐을 보이는 것은 어찌됐든 걱정스런 사태가 아닐 수 없다.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에 변화가 없는 한 경제살리기의 효과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기업들도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은 물론 경영투명성 제고와 윤리경영 실천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