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방화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7일 서울 중구청과 중구청에서 경비 업무를 수주한 KT텔레캅 관계자들을 소환,부실관리 및 유착의혹을 집중 조사했다．

경찰은 중구청이 KT텔레캅 이전에 계약한 경비업체 에스원과도 ‘방화에 대해서는 업체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약정을 둔 사실을 확인하고 문화재 관리에 중구청의 과실이 있는 지를 확인중이다．

중구청과 KT텔레캅 측은 경찰 조사에서 소방법령에서는 사설 경비업체가 화재책임을 지지 못하도록 명시된 만큼 화재를 책임질 의무가 없고 도난만 책임진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소방방재청과 문화재청의 화재 당일 무전교신 내용을 분석한 결과 중과실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남아있는데 꺼졌다고 한다든지 하는 중대한 오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장에서 나름대로 소방당국이 최선을 다한 것 같고 문화재청 당직자도 발 빠른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화재진압 때 소방당국과 문화재청이 합의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고 소방방재청에 전권이 있기 때문에 소방당국의 결단력이 아쉽지만 위법사실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