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이 국내 600대 기업의 올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1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이는 외환위기 이후 벤처 붐이 일었던 2000년의 24.3%,2004년의 18.7%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로,기업투자가 활기(活氣)를 되찾을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특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돼야 할 제조업의 설비투자가 2000년 이후 줄곧 바닥을 그리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더욱 그러하다.

기업투자의 확대는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시급한 과제인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하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된 반기업ㆍ반시장적 분위기로 인해 기업 의욕이 크게 위축되면서 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해온 게 그간의 모습이다.특히 제조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아직도 외환위기 이전 수준에 머물 정도로 지지부진하다.새 정부가 경제살리기를 국정과제로 내걸고 각종 규제철폐 등 기업친화적 환경 조성에 총력을 쏟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러한 연유에서다.

그런 점에서 기업들이 새 정부 출범에 따라 기업친화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를 적극 늘리겠다고 나선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그러나 투자계획은 실적치보다 높게 나오는 것이 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상황을 낙관만 하고 있을 형편은 아니다.때문에 기업들이 투자계획을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대응책을 강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동안 누차 지적해 왔지만 정부 당국은 기업투자 확대를 실현하기 위해선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키는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폐지하지 않으면 안된다.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절반정도가 투자활성화를 위해선 투자관련 금융세제 지원과 공장입지 등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과감한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 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이제는 외부 환경 탓만 하고 있어서는 결코 안 되며 새 정부의 기업친화적 정책에 부응(副應)해 투자 확대에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특히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기업 스스로가 투자 확대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