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아시아 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15일 서울 역삼동 밀레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독일의 명품 가전 회사인 밀레(Miele)의 마틴 멜처(Martin Melzer) 마케팅 본부장은 한국 시장은 아시아 시장을 위한 '테스트 마켓'이라며 이같이 밝혔다.한국의 소비자들은 최첨단 제품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한 데다 고가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다양한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밀레는 2005년 한국법인을 설립한 뒤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시장용 제품을 내놨다.대형화되는 한국의 세탁기 시장 추세에 맞게 8㎏ 용량의 세탁기를 선보인 것.가격은 420만원대로 국산 최고가 제품보다 20% 이상 비쌌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멜처 본부장은 "아시아형 모델을 한국을 통해서 개발해보자는 것이 밀레의 전략"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제품개발에 반영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한국 시장을 통한 1차 실험에 성공한 밀레는 오는 5월 중국법인을 설립해 한국형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멜처 본부장은 밀레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은 비결을 '품질'로 요약했다.그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는 100여년이 넘는 시간을 거치면서 품질개선을 통해 쌓아온 결과물"이라며 "많이 팔아서 이익을 남기기보다 제대로 된 품질의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디자인 역시 간소한 유럽스타일을 추구한다."전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명품 전략의 핵심"이라는 것.그는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데 주력해 아시아 시장에 맞는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밀레는 1889년 7월 밀레와 진칸 가문에 의해 독일에서 세워졌다.4대째 양가문의 3인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지난해 기준 매출은 3조8000억원으로 철저한 고가 전략으로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해 120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