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이날 이학수 부회장이 전격 소환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날 그룹 전략기획실 관계자들에게도 소환 사실을 알리지 않고 특검 수사에 응해 그룹 관계자들이 받은 충격은 더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설 이후 특검팀이 사장급 인사를 소환하겠다고 밝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이 부회장을 가장 먼저 소환할지는 몰랐다"며 "앞으로 특검 수사의 칼날이 어디까지 향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삼성은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이 부회장 등 계열사 및 전략기획실 사장단이 줄소환될 경우 그룹 경영 시스템이 전면 마비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삼성의 한 임원은 "지난해 말부터 경영마비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가급적 하루빨리 수사가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태평로 본관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만큼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연구개발(R&D) 메카인 수원 본사까지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다.

삼성전자 고위 임원은 "수원 본사는 R&D 업무와 해외 법인에 대한 지원 업무만 맡고 있는데 꼭 그곳까지 압수수색해야 하느냐"면서 "잇따른 압수수색으로 해외 신인도가 더욱 악화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블룸버그통신과 다우존스 등 외신들은 이날 '특검이 삼성 본사를 급습했다(Korea Prosecutors Raid Samsung Electronics Headquarters)'라고 긴급 속보로 전 세계에 타전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