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를 오가는 선박이 늘어나고 점차 대형화하면서 갑문 통제기술도 첨단화될 수밖에 없습니다.고도의 기술력이 접목된 갑문 시설은 운하의 약점으로 꼽히는 화물운송 시간을 단축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하르트무트 덴 전 독일연방수로국장은 "갑문의 첨단 통제시스템이 운하의 화물운송 경쟁력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총 540㎞ 길이의 경부운하에는 19개의 갑문이 설치될 계획으로 선박들이 이 갑문들을 통과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덴 국장은 "갑문은 단순히 운하와 강의 높이차를 해결하는 시설만이 아니라 주변 수계 관리까지 담당하기 때문에 건설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갑문에서 선박이 이동하면서 생길 수 있는 충돌 사고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섬세한 관리시스템 구축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독일과 네덜란드의 경우 갑문의 전산화,자동화가 이뤄지면서 갑문에서의 사고율이 거의 '0(제로)'에 가깝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덴 국장은 이어 "운하를 이용하는 선박이 많아지면 갑문 주변에서 고속도로와 같은 정체가 빚어질 수도 있는데 선박들의 갑문 접근 속도 등을 관리할 수 있는 노하우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의 경우 하나의 수로에만 설치됐던 구식 갑문을 두개로 늘려 양 방향으로 배가 오갈 수 있도록 개량화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덴 국장은 "갑문에서 배를 오르내리는 데 사용하는 물의 효율적인 관리도 갑문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며 "배를 이동시키는 데 사용한 물을 운하나 강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갑문 주변에 물 저장공간을 조성해 일부 수량을 계속 재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베를린=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