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들은 현재의 뉴욕 맨해튼을 1626년 유럽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에게 단돈 24달러에 팔았다.세계에서 가장 비싼 땅을 거저 줬다는 이유로 인디언들은 두고두고 조롱을 받고 있다.

인디언들은 과연 헐값에 판 것일까?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한다.이 전무에 따르면 만약 인디언들이 그때 받은 24달러를 연복리 8%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에 계속 굴렸다면 1988년에 30조달러가 됐다.1988년 기준 맨해튼의 공시가격이 281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디언들이 운용만 잘했다면 맨해튼을 수백 번 사고도 남을 돈이 됐을 것이다.금리가 연복리 5%라고 쳐도 380년 전의 24달러는 2006년 현재 27억달러에 달한다.

금리는 이처럼 무서운 것이다.이 가정을 통해 금융 소비자들은 첫째는 귀찮더라도 반드시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을 골라야 할 것이며,둘째 이자까지 합쳐 다시 금리를 적용받는 복리(複利)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지난달 초 이후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가입해볼 만한 은행 예금 상품이 없어졌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많다.맞는 얘기다.금리가 한 달 새 연 7% 수준에서 연 6% 근처로 떨어졌으니 말이다.하지만 금리가 떨어졌다고 현금을 손에 쥐고 있거나 사실상 금리가 없는 보통예금 통장에 쌓아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새 봄이 다가오기 전에 연 6%짜리에 가입한 후 1년 뒤에는 이자에 이자를 더하는 복리로 굴려 보도록 하자.이자를 차곡차곡 챙기는 것이 부자가 되는 재테크의 기본이며 핵심이다.

◆연 6%대 은행 예금 아직도 있다

기업은행은 11일 현재 1년 만기 'IBK 차인표 사랑나눔예금'의 금리를 6.17%를 적용하고 있다.기본금리 4.5%에 우대금리가 최대 0.6%포인트여서 최고 5.1%가 고시금리이지만 지점장 전결로 6.17%를 제시하고 있다.이 같은 금리를 받으려면 3000만원 이상을 예금하고 △3자녀 이상 △급여이체 △신용카드 실적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금액이 1000만∼3000만원까지는 6.07%가 적용된다.

국민은행이 노년층을 겨냥해 만든 '와인정기예금'도 1년짜리 최고금리가 6.1%다.기본금리 5.3%에 최고 0.8%포인트의 금리를 추가해 주는 구조다.우대금리의 내용을 보면 요구불 예금에 패키지로 가입하는 고객,첫거래 고객,5년 이상 장기거래 고객,회갑 칠순 고객 등에게 최고 0.4%포인트가 주어진다.또 퇴직금,부동산 매매자금을 예치한 경우나 기존 상품을 해지하고 3개월 내 예치하면 0.2%포인트,금연이나 운동을 한다는 건강검진표를 제출하면 0.2%포인트가 각각 더해진다.

◆특판예금ㆍ단기예금 챙겨보자

우리은행은 3월 말까지 '하이 미키 예금'을 3조원 한도로 특별판매한다.이 상품은 CD플러스정기예금과 일반정기예금 두 종류로 구성돼 있다.CD플러스정기예금의 경우 1억원 이상을 가입하면 최고 6.1%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다만 중도해지가 안 된다.일반정기예금은 1억원 이상 최고 6.0%이지만 중도해지가 가능하다.다만 중도해지 땐 중도해지 이율을 적용받는다.하나은행이 여성을 겨냥해 개발한 고금리 상품 '여우예금'엔 남성도 가입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Tops 회전정기예금'이라고 하는 사실상의 단기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만기는 1ㆍ2ㆍ3년 등이지만 금리를 1ㆍ3ㆍ6개월 단위로 설정할 수 있고 금리설정기간(회전기간)을 채우면 설정금리를 받을 수 있어 단기예금이라 할 수 있다.현재 3개월짜리는 연5.5%,6개월짜리는 연 5.6% 등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