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금융감독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삼성 계열사 관련 금융자료를 확보,차명계좌 여부와 자금 흐름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 수서동 삼성증권 전산센터와 과천 삼성SDS e-데이터센터 등 2곳에서 추가적인 전산자료 압수수색도 벌였다.

윤정석 특검보는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뒤 금감원으로부터 금융자료를 넘겨받아 들여다 보고 있다"며 "해당 자료는 증권 소유 계좌 확인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윤 특검보는 "개인이 어떤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지는 그쪽(금감원)에서 임의로 알려주면 프라이버시(사생활) 침해가 되기 때문에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밝혀 금감원으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자료를 넘겨받았음을 시사했다.

특검팀은 삼성 임원들의 납세내역 제출을 거부했던 국세청과도 자료를 넘겨받기 위해 협의 중이다.

특검팀은 이날 삼성카드와 삼성전기의 전직 임원을 1명씩 소환해 차명계좌 여부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특검팀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에 대한 금융계좌 추적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해 "향후 필요하면 다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연휴 기간인 지난 8일 차명 의심 계좌 관련 전산자료와 입출금 거래 기록 등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증권 전산센터 등 두 곳을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연휴여서 담당 직원이 자리를 비운 데다 전산망도 가동되지 않아 실패한 뒤 이날 압수수색을 재개했다.

특검팀은 금감원 자료를 통해 차명 의심 계좌의 자금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

또 삼성 임직원들이 지배권 이전을 위해 차명 계좌를 실권주 인수에 활용했을 가능성과 차명계좌 관리 과정에서 주식 보유 변동 상황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을 가능성,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을 가능성도 면밀히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