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합금철 생산업체인 포항의 심팩ANC 노조가 조합원 100%의 찬성으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서 탈퇴했다.

지난해 초 포스코 협력업체인 레스코,에스엔지 등에 이어 포항지역 금속노조 산하 최대 강성노조였던 심팩ANC마저 탈퇴함에 따라 중소기업 노사관계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임희석 심팩ANC 노조위원장(43)은 "법정관리 상태에서도 산별 집단교섭과 정치파업에 휘말려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악순환을 지켜본 노조원들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임 노조위원장은 또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비정규직법,이런 일이 직원 160여명에 불과한 우리 회사와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산별교섭과 '정치파업'에 회사와 조합원들의 운명을 더 이상 맡겨둘 수 없다는 확신이 들어 탈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산별노조에서 기업별 노조로의 조직 형태 변경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조합원 전원 동의를 얻어냈다.

2000년 말 산별노조에 가입한 지 7년1개월 만이다.

당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등 포항지역 상급단체 노조간부와 조합원 40여명이 몰려와 총회를 무산시키려 했지만 이들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심팩ANC는 1959년 설립된 한국 최초 합금철 생산업체인 한합산업의 후신이다.한합산업은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2006년 국내 최대 프레스 제조업체인 ㈜심팩에 인수되기 전까지 무려 10여년간 장기파업과 대립 등으로 적자에 시달리기도 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