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투자자들이 울상이다.
주가는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며 추락하고 있는데 대표이사인 김호연 회장은 총선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한눈을 팔고 있는 것이다.

11일 빙그레는 1.92% 내린 3만650원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단 5거래일만 소폭 상승했을 뿐 연일 하락을 거듭해 지난 연말 대비 18.8% 가량 급락한 상태다.

또 지난 5일에는 미국 투자사인 해리스어소시에이트도 빙그레 주식 14만8769주를 장내 매도해 보유 지분율을 9.45%에서 7.94%로 낮췄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동생인 김 회장은 충남 천안 을에 출마하기 위해 최근 한나라당에 공천 신청을 냈다. 천안은 김 회장의 선친인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의 고향이자, 큰 아버지인 김종철 전 국민당 총재(작고)가 6선 의원을 지낸 지역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증권포털사이트 팍스넷 게시판에는 출마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부터 “자기 일에 충실하지 않고 딴짓하는 자 망하리라” , “기업이나 열심히 하지 정치는 무슨...” 등의 격한 표현들이 이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현재 빙그레는 성장과 수익성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어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가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지난달 31일 현대증권은 “바나나맛 우유 등 주력제품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돼 올해 의미있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근본적인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적정주가를 4만6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웰빙형 제품이나 가격 프리미엄을 통해 성장을 꾀해야겠지만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본업 외 사업확장이나 인수합병(M&A) 등 새로운 활로의 모색이 절실한 상황에서 대표이사의 정계 진출이 좋은 소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