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설연휴 앞둔 고수 3人은 요즘 … "손때 덜 탄 주식 찾는중"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해 8월 윤종원 메리츠증권 파생상품운용본부장(상무)을 시작으로 20여명의 고수들이 이 지면을 빛냈다.
주식 선물.옵션 ELW(주식워런트증권) 펀드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이들이 자신의 과거 성공 사례와 투자기법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사실 재야의 고수들을 섭외하기란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
"그냥 조용히 주식만 잘 하면 되지 괜히 언론에 이름 오르내리고 얼굴 팔려봤자 좋을 게 없다"는 생각들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인터뷰에 응한 건 자신들도 과거 투자의 쓴 맛을 본 기억이 있는 데다 고통속에 주식시장을 떠나는 '개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픈 욕심에서였다.
이들 고수 중에서도 유난히 독자들의 주목을 받은 세 명을 이번에 다시 만나 근황과 설 연휴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한봉호 소망투자연구소장은 변함이 없었다.
차분한 말투에 자신감과 확신에 찬 모습이 작년 여름 그대로였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작년 10월 말 고점대비 400포인트 넘게 빠진 상황에서도 월 수익률 목표 50%를 달성해 월말이면 수익금을 변함없이 안전자산 쪽으로 옮기고 있다.
다른 게 있다면 원금을 5000만원 정도 올려 3억원을 굴리고 있다는 것.
한 소장은 "수익을 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 침체기라 하더라도 마냥 빠지기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반등할 때는 낙폭과대 우량주를 중심으로 치고 빠지고,우량주마저 약세일 때는 테마주에 치중해 매매한다.
유수민 나눔투자자문 상무도 "짧게 짧게 대응한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가 작년에 많이 오른 대형주 위주로 급락하는 상황이어서 이들 종목의 기술적 반등을 노려 하루이틀 정도 갖고 있다 팔곤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관의 손절매가 나와 과매도 상태에 들어가면 이건 다시 없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하락장에서는 계좌잔액의 50% 정도는 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편이라고 했다.
윤종원 본부장은 최근 3개월 동안 월간 기준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지만 "시장 대처하기가 만만찮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작년 11~12월 모두 수익이 줄었고 올 1월은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과거엔 선물.옵션시장에서 '개미' 투자자들이 희생양이 되곤 했는데 이제는 진정한 고수들만의 리그가 된 관계로 수익 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규모나 자금력, 매매 기법, 시스템 등에서 우위에 있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싸우다보니 고충은 더 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운 상황에 대한 이들 고수들의 대응책 또한 만만찮다.
윤 상무는 스타플레이어(운용 고수) 출신 감독다운 말을 던졌다.
"버텨 내야죠.이럴 때일수록 직원들 위험관리나 손익관리를 철저히 하고 무리한 베팅을 가급적 자제토록 합니다.
잘 안될 때 무리하면 손실이 더욱 커지거든요."
한 소장한테서도 비슷한 말이 나왔다.
"마음을 비웁니다.
수익을 좇으면 욕심이 들어가고 손해를 복구하려면 오기가 발동합니다.
작년 상승장처럼 고수익을 노려선 안될 일이죠."
유 상무에게는 최근 최악의 장에서 기업탐방이 작은 즐거움 중 하나다.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일주일에 2~3곳씩 탐방을 다니면서 바람도 쐬고 펀드매니저들이 미처 안 사 '때가 덜 탄' 주식을 찾으려고 애쓰죠."
한 소장이나 유 상무는 국내 증시가 한 번은 더 빠져야 진정한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소장은 "이제까지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했지만, 기관의 손절매나 개인의 투매가 나와야 진정한 바닥을 확인하고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때까지는 확실한 몇 개 종목으로 매매를 압축하고 기술적 반등 구간에서만 대응하는 방식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길게 보면 사들어 갈 시점이라고 했다.
한 소장은 "(코스피지수)1600선 근처라면 낙폭과대 우량주 위주로 투자금액의 30% 정도를 주식에 묻어놔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유 상무 역시 "전 세계적으로 바닥이라는 확신은 아직 없다"면서도 "단기 매매 비중을 줄이고 중장기 관점에서 가치주를 실어가는 시점"이라고 귀띔했다.
기업의 내용이나 실적은 좋은데 기관 손절매로 주가가 급락했거나 시장을 따라 동반 급락한 좋은 종목이 많아진 때문이다.
이들 고수도 이번 설에는 잠시 증시를 떠나볼 생각이다.
윤 상무는 "공부 못하는 사람이 꼭 보면 남들 쉴 때 공부하더라고요" 하고 말했다.
시장이 안 열려 다들 쉴 때는 같이 푹 쉬어야 머리도 식히고 재충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 상무도 큰집인 경기도 시흥에 다녀 와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그는 "그냥 잠시 해외 증시의 분위기만 파악할 뿐이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소장만 2~3일 손을 놔 버리면 감이 떨어져 밤 늦게라도 글로벌 증시의 호.악재나 우리 증시의 영향 등을 단 30분이라도 꼬박꼬박 챙겨 보는 편이라고 전했다.
유 상무는 끝으로 "새뱃돈은 두둑히 준비하고 있냐"는 질문에 "돈 잘 번다고 했으니 이 기사 나가면 새뱃돈 좀 뜯기겠네요"라며 활짝 웃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주식 선물.옵션 ELW(주식워런트증권) 펀드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이들이 자신의 과거 성공 사례와 투자기법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사실 재야의 고수들을 섭외하기란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
"그냥 조용히 주식만 잘 하면 되지 괜히 언론에 이름 오르내리고 얼굴 팔려봤자 좋을 게 없다"는 생각들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인터뷰에 응한 건 자신들도 과거 투자의 쓴 맛을 본 기억이 있는 데다 고통속에 주식시장을 떠나는 '개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픈 욕심에서였다.
이들 고수 중에서도 유난히 독자들의 주목을 받은 세 명을 이번에 다시 만나 근황과 설 연휴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한봉호 소망투자연구소장은 변함이 없었다.
차분한 말투에 자신감과 확신에 찬 모습이 작년 여름 그대로였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작년 10월 말 고점대비 400포인트 넘게 빠진 상황에서도 월 수익률 목표 50%를 달성해 월말이면 수익금을 변함없이 안전자산 쪽으로 옮기고 있다.
다른 게 있다면 원금을 5000만원 정도 올려 3억원을 굴리고 있다는 것.
한 소장은 "수익을 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 침체기라 하더라도 마냥 빠지기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반등할 때는 낙폭과대 우량주를 중심으로 치고 빠지고,우량주마저 약세일 때는 테마주에 치중해 매매한다.
유수민 나눔투자자문 상무도 "짧게 짧게 대응한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가 작년에 많이 오른 대형주 위주로 급락하는 상황이어서 이들 종목의 기술적 반등을 노려 하루이틀 정도 갖고 있다 팔곤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관의 손절매가 나와 과매도 상태에 들어가면 이건 다시 없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하락장에서는 계좌잔액의 50% 정도는 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편이라고 했다.
윤종원 본부장은 최근 3개월 동안 월간 기준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지만 "시장 대처하기가 만만찮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작년 11~12월 모두 수익이 줄었고 올 1월은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과거엔 선물.옵션시장에서 '개미' 투자자들이 희생양이 되곤 했는데 이제는 진정한 고수들만의 리그가 된 관계로 수익 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규모나 자금력, 매매 기법, 시스템 등에서 우위에 있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싸우다보니 고충은 더 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운 상황에 대한 이들 고수들의 대응책 또한 만만찮다.
윤 상무는 스타플레이어(운용 고수) 출신 감독다운 말을 던졌다.
"버텨 내야죠.이럴 때일수록 직원들 위험관리나 손익관리를 철저히 하고 무리한 베팅을 가급적 자제토록 합니다.
잘 안될 때 무리하면 손실이 더욱 커지거든요."
한 소장한테서도 비슷한 말이 나왔다.
"마음을 비웁니다.
수익을 좇으면 욕심이 들어가고 손해를 복구하려면 오기가 발동합니다.
작년 상승장처럼 고수익을 노려선 안될 일이죠."
유 상무에게는 최근 최악의 장에서 기업탐방이 작은 즐거움 중 하나다.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일주일에 2~3곳씩 탐방을 다니면서 바람도 쐬고 펀드매니저들이 미처 안 사 '때가 덜 탄' 주식을 찾으려고 애쓰죠."
한 소장이나 유 상무는 국내 증시가 한 번은 더 빠져야 진정한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소장은 "이제까지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했지만, 기관의 손절매나 개인의 투매가 나와야 진정한 바닥을 확인하고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때까지는 확실한 몇 개 종목으로 매매를 압축하고 기술적 반등 구간에서만 대응하는 방식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길게 보면 사들어 갈 시점이라고 했다.
한 소장은 "(코스피지수)1600선 근처라면 낙폭과대 우량주 위주로 투자금액의 30% 정도를 주식에 묻어놔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유 상무 역시 "전 세계적으로 바닥이라는 확신은 아직 없다"면서도 "단기 매매 비중을 줄이고 중장기 관점에서 가치주를 실어가는 시점"이라고 귀띔했다.
기업의 내용이나 실적은 좋은데 기관 손절매로 주가가 급락했거나 시장을 따라 동반 급락한 좋은 종목이 많아진 때문이다.
이들 고수도 이번 설에는 잠시 증시를 떠나볼 생각이다.
윤 상무는 "공부 못하는 사람이 꼭 보면 남들 쉴 때 공부하더라고요" 하고 말했다.
시장이 안 열려 다들 쉴 때는 같이 푹 쉬어야 머리도 식히고 재충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 상무도 큰집인 경기도 시흥에 다녀 와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그는 "그냥 잠시 해외 증시의 분위기만 파악할 뿐이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소장만 2~3일 손을 놔 버리면 감이 떨어져 밤 늦게라도 글로벌 증시의 호.악재나 우리 증시의 영향 등을 단 30분이라도 꼬박꼬박 챙겨 보는 편이라고 전했다.
유 상무는 끝으로 "새뱃돈은 두둑히 준비하고 있냐"는 질문에 "돈 잘 번다고 했으니 이 기사 나가면 새뱃돈 좀 뜯기겠네요"라며 활짝 웃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