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의 파장이 국내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미국에 대한 수출도 둔화 추세다.

1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액은 1월1일부터 20일까지 4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에 대부분 매달 20% 이상이었던 대중 수출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국 수출액도 14억달러로 3.3% 증가에 그쳤다.

미국 수출 증가율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크게 불거진 작년 8월 1.1% 감소했다가 10월 27%로 반짝 회복한 뒤 다시 1~3%대의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산자부는 이에 대해 서브프라임 사태 등 세계 경제 위축이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경기침체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고 이어 연쇄적으로 중국에 부품이나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중국에 진출한 국내 업체의 수출도 줄어들 수 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으로의 수출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고 유럽 아시아 등으로의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중국 인도 등 아시아가 아직 고성장을 하고 있지만 미국 경기침체가 심화되면 아시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정규 산자부 무역투자진흥관은 "1월 수출이 17% 증가하는 등 아직까지는 괜찮은 모습"이라며 "3월 이후 한두 달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개발도상국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고 유가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 등 긍정적 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인하했고 경기부양책도 쓰고 있지만 경기침체를 늦추거나 조금 완화시킬 수는 있어도 경기 하강 추세를 반전시키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