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나란히 사상 최대의 월간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지난해의 부진을 털고 재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1월 중 총 3만63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월(2만4290대)보다 23.8% 증가한 실적일뿐더러 베이징현대차가 생산을 개시한 2002년 이후 월간 판매대수로 최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특히 '월 판매 3만대 벽'을 돌파함으로써 중국시장에 진출한 메이저업체들과 본격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차종별로는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가 1만7958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투싼 4949대 △쏘나타 4050대 △베르나(현지명 엑센트) 3106대 등의 순이었다.

베이징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시한 일부 차종의 가격 인하와 딜러들의 판매 인센티브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며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패밀리 세단인 아반떼가 많이 팔리면서 기록 경신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현대차는 2002년 설립 이후 급성장을 거듭했지만 폭스바겐 도요타 등 경쟁업체들의 가격인하에 주도권을 뺏기면서 2005년 4위,2006년 5위였던 판매 순위가 지난해 8위로 내려앉았다.

작년 4월과 6월엔 월 판매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리기도 했다.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도 1월 한 달간 1만4603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24.7%,지난해 동월에 비해 38.3% 각각 증가한 수치다.

둥펑위에다기아 역시 2002년 출범 이후 월간 최대 판매실적이다.

기아차의 중국내 판매 증대는 제2공장 가동 및 중국형 '쎄라토' 투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에서 쎄라토는 월 평균 5232대씩 팔렸지만,12월 7061대에 이어 올 1월 8662대로 판매가 급신장하고 있다.

이처럼 연초부터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현대·기아차의 올해 중국시장 내 판매목표인 38만대 및 25만대 달성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베이징올림픽 효과로 중국 내 산업수요가 늘어나 전체 차량판매가 작년보다 21.9% 늘어난 618만대 수준이 될 것"이라며 "2공장이 준공되면 전략 차종의 안정적인 생산이 뒷받침되는 만큼 목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베이징현대차는 판매목표 달성을 위해 전략형 모델인 'HDC'(아반떼)와 'NFC'(쏘나타)를 각각 4월과 연말께 추가로 투입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현지 딜러 수도 작년 337곳에서 올해 470곳으로 39% 늘리기로 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12월 연 30만대 규모로 준공한 제2공장의 안정적인 생산을 바탕으로 현지인 취향에 맞는 전략 차종을 적극 투입해 시장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