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 중국발 스노(snow) 사스(SARSㆍ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했다"(홍콩 오리엔탈증권 구링윤 경제분석가)는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29일 중국 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대표 가격 역할을 하는 호주 뉴캐슬 석탄 가격이 전날 t당 100달러를 돌파했다.지난주 주간 기준으로 t당 93.3달러를 기록,1년 전보다 75%나 오른 상태에서 다시 뜀박질을 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석탄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생산 차질과 호주의 홍수 등도 원인이지만 중국이 폭설로 인한 전력난에 대응키 위해 석탄 수출을 제한한 게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각 항만에 수출을 위한 석탄 선적을 금지시켰고 모든 도로는 석탄과 원유를 최우선으로 통과시키도록 긴급 지시했다.

작년 11월 말까지 호주에 이어 국가별로는 두 번째로 많은 14억6000만달러어치의 석탄을 중국에서 수입한 한국도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95% 이상을 중국산 석탄에 의존하는 시멘트 회사들의 타격이 우려된다.

또 세계 두 번째 금 생산국인 중국의 채굴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다 달러화 약세까지 겹쳐 금값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트로이온스(31.1g당 921달러로 전날보다 1.8% 상승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아연과 알루미늄 생산 공장들이 전력공급 차질로 일부 가동을 중단,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중국 알루미늄공사는 귀저우성에 있는 연산 50만t 설비 중 2개 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올 한 해 동안 20만t 정도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생활 물가도 폭등했다. 폭설이 내린 인구 800여만명의 후베이성 우한에서는 신선 식품의 공급 물량이 달리면서 이곳 도매시장에 공급되는 야채 가격이 두 배로 뛰었다.

귀저우성에선 열흘 만에 토마토가 근당 0.7위안에서 1.2위안으로,피망은 0.9위안에서 2.0위안으로 뛰었다.

특히 다음주 춘절(설)을 앞두고 식품가격 급등을 우려한 일부 소비자들이 돼지고기 등을 미리 사는 바람에 가격이 폭등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은 현재까지 3300여만명의 이재민과 62억3000만위안(81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으며 직접 경제피해 규모가 30억달러(약 2조851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폭설로 인한 경계 경보를 황등급에서 최고 수준인 적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