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무명의 회사가 프라이팬을 테팔(Tefal) 제품보다 비싸게 팔겠다고 하니까 문전박대당했지요."

일본 시장에서 세계적인 주방용품 브랜드인 테팔보다 40∼50% 비싸게 프라이팬을 파는 주방용품업체 ㈜아미의 남기서 대표(51).그는 "일본 주부들 사이에 테팔보다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오히려 백화점 측에서 입점을 요청할 정도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아미가 일본에서 '대장금' 브랜드로 팔고 있는 프라이팬은 3종.지름 24㎝짜리 프라이팬의 경우 아미 제품은 테팔(3400엔)보다 50% 비싼 5100엔에 팔린다.

지름 26㎝짜리는 45% 비싼 5500엔(테팔 3800엔)에,지름 28㎝짜리는 40% 비싼 5800엔(테팔 4000엔)이다.

일본에서 '대장금' 브랜드로 팔린 아미의 프라이팬은 모두 16만여개.회사 측은 브랜드가 알려지면서 작년 말부터 월 판매량 1만개를 넘어서고 있어 올해에만 20만개 이상을 팔 것으로 예상했다.

판매처는 재래시장이 아닌 주요 백화점과 홈센터 등 105개 매장.일본 시장에 진출한 지 1년6개월 만의 성과다.

연간 매출 20억원에 불과한 아미의 프라이팬이 일본 주부를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보다 일본 주방문화에 맞는 전기가열 방식의 인덕션 쿡톱(전기레인지)용 프라이팬을 개발했기 때문.가스 대신 전기를 이용하는 인덕션 쿡톱은 프라이팬이 불판에 달라붙어야 불꽃반응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테팔 등 다른 프라이팬은 알루미늄판 밑에 스테인리스를 따로 붙였다.

테팔이란 프랑스인 엔지니어 마르크 그레구아르가 1954년에 세계 최초로 만든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이다.

이와 달리 아미는 알루미늄에 스테인리스를 섞어 주물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프라이팬 밑바닥에 스테인리스를 붙일 필요가 없는 것.게다가 테팔과 달리 프라이팬 표면에 코팅제를 바르지 않았다.

이 제작기술은 국내에 특허로 등록됐다.

아미 제품을 써본 일본 주부들은 "기름을 기존 제품의 3분의 1 정도만 넣어도 음식물이 눌어붙지 않는다"며 호평했다.

남기서 대표는 '대장금' 캐릭터를 활용한 한류도 마케팅에 한몫했다"며 "올 연말까지 일본에만 매장을 300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아미는 올해부터 '대장금' 프라이팬을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의 대형 쇼핑센터에서 테팔 제품보다 20∼30% 비싸게 팔고 있는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른 회사와 차별화해 프라이팬을 고급 박스로 포장판매해 명품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