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의 이라크산 원유 도입이 이미 올해 초부터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정부 관계자는 “원유를 도입하려면 한 달 전쯤은 계약이 체결이 돼야 하는데 지난달 말 이라크 정부가 중단 의사를 밝히면서 올 초부터 SK에너지로 원유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SK에너지 관계자도 “원유 중단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측은 그동안 원유 공급 중단 여부에 대해 함구해 왔다.

이에 앞서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각) 이라크 석유 관계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라크 정부가 SK에너지에 대한 하루 9만배럴의 원유 수출을 1월 1일에 전면 정지했다”고 전했다.

원유 수입을 재개하려면 오는 31일까지 쿠르드 지방정부와 맺은 광구 개발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SK에너지는 연간 원유 도입량 4억 배럴 가운데 10% 가량을 이라크로부터 들여오고 있어 원유 중단이 계속될 경우 수급 차질이 불가피하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현재는 국제 현물시장에서 이라크산 도입분을 메우고 있다”며 “원유 도입 재개를 위한 협의를 계속하면서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중앙정부는 지난해 12월 24일 쿠르드 정부와 계약한 유전 개발을 계속할 경우 원유를 팔지 않겠다고 SK에너지에 통보한 바 있다.

SK에너지가 컨소시엄에 참여해 개발에 나선 쿠르드 지역 바지안 광구는 개발비용이 적고 추정 매장량이 5억 배럴에 달한다. SK에너지의 컨소시엄 지분은 19%이며 한국석유공사가 38%, 대성과 삼천리 등이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다.

SK에너지는 원유 도입과 광구 개발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으나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라크 중앙정부가 확고한 방침을 밝히고 실제 원유 공급을 중단한 마당에 원유 도입과 광구 개발을 계속 같이 하기는 힘들지 않겠는냐”며 “둘 중에 어떤 선택을 할지 정해지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지원을 할텐데 아직 SK측 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