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우수하고 부지런하기로 이름난 베트남 근로자들이 최근 들어 집단행동을 자주 일으켜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베트남에는 근로자들의 파업과 시위 등 집단행동이 외국 기업을 중심으로 여기저기서 일어나 유행병처럼 돌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대부분 극심한 인플레로 실질소득이 감소했으니 이를 보상해 달라는 것이며 더러는 식사의 질을 높이고 근무시간을 줄여달라는 조건도 있다.베트남은 지난해 8.48%의 인플레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으나 근로자들은 20% 이상 물가가 올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는 호찌민 인근의 공단에서는 신발 섬유 봉제 등 비교적 임금이 낮은 업체들에서 소요가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장기간 파업이 이어져 사실상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호찌민의 일본 봉제업체인 주키와 전자부품업체인 TTTI,신발업체인 치훙합작회사 등은 근로자들이 20% 이상 임금을 올려달라며 파업을 계속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국 업체들도 지난해 종업원 1만5000여명의 타광비나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근로자들의 집단행동으로 어려움을 겪었다.직원이 수천명에서 많게는 1만명이 넘는 업체는 임금을 20% 이상 올릴 경우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되고 다른 업체들에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돼 더욱 조심스러운 입장이다.하노이 인근 한국 업체들은 이미 정부가 요구한 최저임금 인상 외에 추가로 10% 내외 임금을 올려 사전에 집단행동을 봉쇄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