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인 김장수씨(75세)는 작년 말에 새 집을 사면서 부인과 공동 명의로 등기를 했다. 모든 재산이 본인 명의로 돼 있기 때문에 새 집이나마 부인 명의를 넣어주고 싶어서였다.우연히 세무전문가인 친구에게 얘기했더니 부인에게 증여세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10억원을 주고 산 집의 지분 절반을 부인에게 증여한 것이기 때문에 3억원을 초과하는 2억원에 대해서 세금을 내야 한다는 얘기였다.칠순이 넘는 아내에게 이 정도 해 줬다고 증여세를 내라고 하다니.김씨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김씨처럼 부인에게 증여를 생각하는 사람에게 희소식이 생겼다.올해 개정된 세법내용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세금없이 배우자에게 증여할 수 있는 금액(증여재산공제액)이 3억원에서 6억원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2003년 이후 증여분부터 공제액이 종전 5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되었다가 올해부터 다시 6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다.배우자가 재산형성에 기여한 공로를 좀 더 반영하고 또 이혼 때 재산 분할에 대하여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 것과 형평을 맞추기 위해서다.

배우자가 아닌 친족으로부터 증여받았을 때 인정되는 증여재산공제액은 종전과 동일하다.직계 존비속으로부터 증여를 받으면 3000만원(미성년자는 1500만원), 기타 친족으로부터 받으면 500만원을 공제받는다.시부모와 며느리, 장인.장모와 사위와의 관계는 기타 친족에 해당한다.

증여재산공제는 다음과 같이 두가지 점에 주의해야 한다.

첫째는 위의 금액이 10년 동안 공제받을 수 있는 한도액이라는 점이다.종전에는 5년이었으나 1999년 이후 증여분부터 10년으로 바뀌었다.따라서 올해 증여를 하는 경우 1999년 이후 공제받은 금액을 뺀 나머지를 공제받을 수 있다.

둘째는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등 구분별로 공제받을 수 있는 한도액이라는 점이다.예컨대 직계존속인 할아버지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으면서 3000만원을 공제받았다면 그 후 같은 직계존속인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을 경우에는 공제받을 금액이 없다.만약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동시에 증여를 받는 경우에는 증여받는 재산가액을 기준으로 안분해 공제한다.

미리 증여를 하면 재산이 분산되어 대부분의 경우 상속세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종합소득세 등이 절감된다.이 기회에 부인이나 자녀에게 증여하여 사랑도 받고 세테크도 꾀해보면 어떨까.

/이현회계법인 현상기 세무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