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 전도사다.그는 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강연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창조적 자본주의 실천을 역설했다.

자본주의의 축복을 가장 많이 받은 억만장자가 사회주의 냄새가 나는 이 같은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데 대해 논란이 많다.

그러나 게이츠 회장은 "사회 공헌으로 기업의 인지도가 높아지면 고객은 물론 훌륭한 인재들을 유인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각국 정부 및 비정부조직(NGO)과 함께 '시장의 힘'을 확장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창조적 자본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 사업을 창출해야 한다"며 네덜란드의 한 제약회사가 콜레라 백신 특허권을 개도국에만 무상 제공함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이 백신을 싼 값에 이용할 수 있게 한 사례를 들었다.

게이츠 회장은 "기술 교육 의료의 진보에 의한 수혜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전 세계 10억명의 빈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기후 변화도 원인을 제일 적게 제공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게이츠 회장이 창조적 자본주의를 주창하고 나선 것은 자본주의가 최선의 경제 시스템이라는 그의 믿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의 부족함에 대한 안타까움이 갈수록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월지는 게이츠 회장의 창조적 자본주의를 '자비로운 자본주의'에 비유했고 AP통신은 부자뿐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이득을 가져다 주는 새로운 종류의 자본주의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560억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보유한 게이츠 회장은 오는 6월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직을 물러난 뒤 부인과 세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자선 사업에 전념할 예정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