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성패는 무엇에 좌우될까.맛은 기본 조건이고,와인 역시 여느 상품과 마찬가지로 마케팅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부르고뉴의 조그만 마을에서 아무리 맛 좋은 와인을 내놓는들 알릴 수단이 없기 때문에 한국 등 먼 이방에서 뜨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샴페인 '모엣&샹동'이 잘 보여준다.이 와인은 지난해 샴페인 시장 점유율 70%가량을 차지하며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모엣&샹동'의 성공 뒤엔 LVMH라는 글로벌 거대 그룹의 힘이 자리잡고 있다.LVMH는 루이비통을 비롯해 60여 개의 명품 브랜드를 소유한 그룹으로,지금도 호시탐탐 M&A할 만한 럭셔리 브랜드들을 찾아다니고 있는 회사다.

LVMH에 속해 있는 모엣&헤네시사(社)는 '모엣&샹동'을 알리기 위해 2006년 무렵부터 물량 공세를 아끼지 않았다.잡지에 등장하는 트렌드 세터들의 파티에 모든 샴페인을 공짜로 제공하고,드라마 PPL 광고를 적극 활용했다.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드라마에 와인이 나오면 라벨을 모자이크로 처리해 어떤 와인인지 알기 어려운데 모엣&샹동은 병목에 라벨이 뚜렷이 나와 있어 노출이 잘 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청담동 와인 바나 케이블 TV에서 연예인들이 파티를 열 때마다 '모엣&샹동'을 마시면서 '파티 샴페인'이란 용어까지 생겼다.한 청담동 레스토랑 대표는 "트렌드에 민감한 여성들이 '모엣&샹동'을 즐겨 마시자 남성들 사이에선 '작업용 샴페인'으로 유명해졌다"고 소개했다.

'모엣&샹동'의 또 다른 매력은 가격 거품이 적다는 점이다.국내 판매가와 현지 거래가 간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 모엣&헤네시는 '모엣&샹동' 외에도 '돔페리뇽''크루그' 등의 고급 샴페인 브랜드를 갖고 있는데 이것들 또한 현지가 대비 가격차가 2배를 넘지 않는다.

중가 샴페인 시장을 공략하던 '모엣&샹동'은 작년 7월 21세기 첫 빈티지 샴페인을 내놨다.샴페인은 보통 작황이 좋은 해만 골라 빈티지 샴페인을 내놓고 다른 기간엔 '논 빈티지(non-vintage)'를 만든다.'모엣&샹동'의 경우는 1842년부터 지금까지 총 67개의 빈티지 샴페인만을 내놨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